[사설] 지각 개원하는 22대 국회, 민생·경제 살리기 입법 전념하라

제22대 국회 협치 '첩첩산중'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2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개원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4.5.29 saba@yna.co.kr/2024-05-29 11:37:25/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민의힘이 어제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상임위원장 18개 가운데 “외교통일·국방·기획재정·정무·여성가족·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정보위 7개를 받아들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전격 수용키로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의원 후배들이 오늘을 치욕스럽게 생각하고 민주당은 언젠가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며 7개 상임위원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고 원 구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써 오늘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22대 국회 임기 시작 이후 26일 만에 개원하게 된다. 늦었지만 국내외 상황을 고려하면 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국회 운영에 대한 집권 여당의 책임론이 비등했기 때문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어제 오전 “여야의 합의가 중요하지만, 시간을 너무 끌면 국민의 권리가 침해된다”며 “원내 크기를 고려할 때 11대 7로 원 구성을 하는 게 맞다”고 압박한 데다 국회 비정상화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지자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22대 국회 개원은 21대에 비하면 20여일 앞당겨진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장은 제1당이, 법사위는 제2당이,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던 그간의 국회 운영 관례를 수적 우위를 앞세워 깨며 국회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의 행태는 질타받아 마땅하다.

국회 개원이 늦어진 만큼 여야는 이제부터라도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 작금의 국내외 상황은 녹록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형국이고, 북·러 간 ‘위험한 거래’의 여파는 가시질 않고 있다.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대남위협을 일삼고 있다. 민생의 바로미터가 되는 물가는 잡히지 않고, 주춤하던 환율도 심상치 않다.

여야는 개원 즉시 민생과 경제살리기와 관련된 법안부터 서둘러 처리해야 할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연금개혁 관련법, 대형마트규제 완화법, 모성보호 3법, 늘봄학교지원특별법 등 민생과 관련한 법안들은 더는 뒷전으로 밀려선 안 된다. 미래 먹거리가 될 인공지능(AI)산업 육성을 위한 AI 기본법, 올해 말이 일몰 기한인 K칩스법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전력망 확충법, 고준위방사성폐기물에 관한 법 등 경제와 관련된 법안도 한시가 급하다. 여야는 국민 무서운 줄 안다면 이제라도 하나하나 협치로 현안을 풀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