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 무쏘, 티볼리….
시대를 풍미하며 많은 소비자에게 각인된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KGM)의 차량이다. KGM은 그동안 경영상의 부침에도 신차 개발을 지속하며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영역을 개척해왔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KGM은 수출을 확대하고 버스 사업 등으로 범위를 넓히며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70년 동안 자동차 역사 이어와
◆국내 최장수 코란도에서 무쏘·토레스까지
회사는 1974년 신진자동차와 업무 제휴를 맺고 하드탑과 소프트탑, 픽업 등 다양한 지프 차량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첫 국내 SUV 코란도의 전신인 ‘CJ-5’도 이때 탄생했다. 민수용 지프(Civilian Jeep)의 약자인 ‘CJ’는 신진자동차공업과 미국 카이저사와의 기술제휴로 탄생된 SUV다.
신진지프의 2세대 모델인 코란도는 1982년 서울국제무역박람회에서 처음 선보인 뒤 1983년 3월부터 생산돼 현재까지 국내 최장수 모델이다.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돼 사명을 쌍용자동차로 바꾼 뒤 1993년 출시한 3세대 코란도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누적 판매 36만대라는 기록을 세웠다. 완전변경 없이 단일 모델로 26년 동안 생산돼 국내 최장 생산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쌍용자동차 시절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다양한 차종이 나왔다. 벤츠와 소형 상용차, 디젤엔진 기술제휴를 체결한 뒤 선보인 차종들이 큰 인기를 얻었다.
국내 첫 스테이션 왜건형 코란도 훼미리(1988년), 고급 SUV를 표방한 무쏘(1993년), 국내 첫 전륜 승합차 이스타나(1995년), 대형 승용차 체어맨(1997년)과 체어맨W(2008년) 등이다.
특히 코란도 훼미리가 등장하며 SUV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무쏘는 럭셔리 SUV 붐을 일으키며 단종까지 26만여대가 판매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프리미엄 SUV 렉스턴(2001년), 소형 SUV 티볼리(2015년) 등의 인기 모델이 출시됐다. 2022년 출시된 중형 SUV 토레스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5만대가 판매되며 KGM 역대 신차 중 최단 기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경영 안정화로 새로운 도약 준비
쌍용차가 잇따라 히트작을 쏟아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이 오랜 기간 따라다녔다.
1990년대 후반 불어 닥친 외환위기로 워크아웃을 실시했고 2004년에는 중국의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됐다. 이후 쌍용차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됐다가 10년 뒤 마힌드라의 경영권 포기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지배구조의 변화와 긴축 재정 속에서도 쌍용차는 신차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워크아웃 기간 중에 렉스턴 등이 탄생했고, 마힌드라 시절 출시한 티볼리로 2015년 4분기 흑자 전환을 이루기도 했다.
쌍용차는 2022년 KG그룹에 인수되고 이듬해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꿨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취임사에서 “그간의 많은 어려움은 직원들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환경 여건이나 리더십의 부재로 겪은 어려움”이라며 “새로운 자동차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며 경영 정상화 의지를 나타냈다.
이후 KGM은 2023년 1분기에 25분기만에 영업이익을 내며 수익성을 회복했고, 같은해 ‘10억 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KGM의 2023년 전체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60% 상승했다.
KGM은 2026년까지 내수 판매 12만대, 해외 판매 1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동,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KGM은 프로젝트명 ‘F100’으로 불리는 대형 SUV가 출시되는 2025년 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한 전기 픽업 O100, 렉스턴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은 프리미엄 대형 SUV F100 등이 출시된다. 코란도를 잇는 준중형 SUV KR10은 전기차와 가솔린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KGM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완성차 생산 외에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특장법인인 KG S&C를 설립했고, 전기버스 회사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 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한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차 라인업을 조기 구축하고 중형·대형 버스까지 상용차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