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은 제 인생의 변환점입니다.”
오창현(53)씨는 3년 전인 2021년 대구에서 고향인 경북 의성군 옥산면으로 귀농했다. 의성의 비옥한 토지와 군의 적극적인 귀농·귀촌 정책이 그의 귀농 결심을 앞당겼다고 했다. 유년 시절 농촌에서 자랐지만 도시에서 대부분의 청춘을 보낸 오씨는 의성농업기술센터에서 차근차근 사과 농사짓는 법을 배웠다. 기초 이론 수업은 물론 현장실습과 작물 재배, 농기계 조작법까지 익혔다.
“도시에서 지낼 때보다 더 바쁘다”는 그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사과 농사에 최근 마을 이장까지 맡고 있기 때문이다. 오씨는 “농업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생각하는데 농업 기술 교육이 잘 갖춰져 있어 땀 흘리는 만큼 벌어갈 수 있다”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어 건강은 보너스”라고 말했다.
의성군 단북면으로 귀농한 권신우(30대)씨는 대규모 딸기 스마트팜 농사를 짓는다. 매출만 한 작기에 1억원을 올리는 청년농업가로 귀농의 성공 사례로 불린다. 권씨는 “국내 식량 자급률이 낮은데 미미하게나마 자국민에게 농산물을 생산해 보급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귀농·귀촌 1번지로 주목받고 있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3년 귀농·귀촌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경북의 귀농 가구는 1911가구로 전체 1만307가구 가운데 18.5%를 차지해 전국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내 시·군별 귀농 가구 수는 의성군 196가구, 상주시 163가구, 영천시 157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시·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귀농인을 유치한 지역 1∼3위에 차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5위는 전남(1781가구·17.3%), 충남(1299가구·12.6%), 경남(1193가구·11.6%), 전북(1076가구·10.4%)이다.
경북도는 귀농인 특화 정책을 마련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려는 사람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비옥한 토질과 풍부한 일조량, 큰 일교차의 영향으로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 농업 기술 교육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해 귀농인이 지역사회에 융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 이웃사촌시범마을 사업과 청년 지원 사업, 귀농인 거주지 지원 등이 유치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전국의 귀농·귀촌 가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전국적으로 귀농 가구와 귀촌 가구는 각각 17%, 3.9% 감소했다. 농식품부는 감소 요인으로 국내 인구가 줄고 도시 지역 실업자 수가 감소해 귀농·귀촌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농막처럼 주소 이전 없이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길이 많아진 점도 귀농·귀촌 인구가 줄어든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봤다. 또한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56.3세로 전년보다 0.1세 낮아졌고 연령별 비중은 60대 37.4%, 50대 31.8% 순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