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4년 만의 ‘맞짱토론’…‘운명의 90분’ 누가 웃을까

초접전 속 조기 TV토론… 향배 주목

바이든, 대역까지 두고 모의토론 특훈
트럼프, 경제·통상 등 정책 공부 매진
청중 없고 상대 발언 땐 마이크 꺼져
토론 중 참모 못 만나, 1대1 진검승부
유권자 10명 중 7명 “선거에 큰 영향”

11월 미국 대선의 판도를 뒤흔들 첫 TV토론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지막 토론 준비에 집중했다. 대선을 4개월 넘게 남겨둔 시점에서 치러지는 유례없는 조기 TV토론이 향후 대선전을 이끌어갈 ‘전초전’ 성격을 띠는 만큼 미 전역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전·현직 대통령은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10시)부터 90분 동안 토론에 나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저녁 워싱턴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로 이동한 뒤 6일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토론 준비에 매진했다.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을 비롯해 최소 16명의 전·현직 참모들과 함께 캠프데이비드의 영화관 및 비행기 격납고에 마련된 모의 토론 무대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고 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역을 두고 토론 리허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대역은 2020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밥 바우어가 맡고 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서 경제 문제와 이민 문제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세를 펴고 있는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설명하고, 낙태, 민주주의 문제 등에 있어서는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와 선거자금 모금 행사 등 일정을 소화하는 동시에 핵심 참모들과 함께 정책 위주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도 경제·통상 문제 등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보수 성향 매체 뉴스맥스에 TV토론에 대해 “나는 평생 이것을 준비해 왔다”며 “알아야 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방에 1~2주 가둬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캠프데이비드에서 토론 준비에 매진하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꼬기도 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이번 토론은 사전 연설문이나 메모 등을 준비할 수 없도록 했다. 두 후보는 청중 없이 펜과 메모장 물 한 병만 소지한 채 토론에 임한다. 상대방이 발언할 때는 마이크가 음소거된다. 중간광고를 위해 두 번의 쉬는 시간이 주어질 예정이지만 참모들은 만나지 못하도록 정했다. 90분 동안 두 후보가 일대일 ‘맞짱토론’을 벌이는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81세 현직 대통령과 78세 전직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는 토론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선거 유세 등에서 연설문 없이 1시간 넘게 연설을 이어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국정연설에서처럼 강력한 모습을 보일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토론은 대선 국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20~24일, 유권자 1088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 74%는 ‘이번 토론이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운동의 성공에 매우 혹은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전체 68%가 이번 토론이 선거운동의 성공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폭스뉴스는 미국 유명 통계학자이자 정치분석가인 네이트 실버가 올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확률을 65.7%로 예측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할 확률은 33.7%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