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미국 뉴욕 나스닥에 상장한 것을 기념해 대표 K웹툰 작가들이 팬사인회를 가졌다. 이날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웹툰의 모회사로, 상장 첫날 주가가 10%가까이 오르며 월가가 주목하는 가운데 화려한 등판을 마쳤다.
웹툰 ‘마음의 소리’를 그린 조석 작가는 27일(현지시간)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사인회에서 “마치 네이버웹툰이 성공한 것을 가장한 시트콤을 찍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 작가를 비롯해 ‘비질란테’, ‘정글고’를 그린 김규삼 작가, ‘입학용병’, ‘노블레스’를 그린 손제호 작가도 함께했다. 이들은 네이버웹툰 출범 초기부터 웹툰 작품을 연재해 인기를 얻은 ‘웹툰작가 1세대’로 꼽힌다.
조 작가 등은 이후 나스닥 빌딩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 행사에 참여한 소회에 대해 모두 “얼떨떨하다”라고 말했다. 조 작가는 20년 전 웹툰 태동기와 비교해 달라진 점에 대해 “예전에는 만화를 잘 그리면 만화가가 되고, 잘 못 그리면 웹툰 작가가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많은 변화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김준구 창업자 겸 대표이사는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아시아의 디즈니’로 키우겠다며 이 같은 목표 달성까지 여정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신생 서비스였던 웹툰을 키우고, 20년 만에 미국 상장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김 대표는 이날 뉴욕증시 상장식 후 미국 뉴욕 나스닥 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처음 주니어 때 아시아의 디즈니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운 계획 기간이 36년이었다”며 “이제 20년이 지났으니 목표까지 절반 조금 넘게 지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의 디즈니를 목표로 세웠던 데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디즈니처럼 훌륭한 작품들을 글로벌로 배급할 수 있는 배급망과 지식재산(IP)을 갖춤과 동시에 디즈니처럼 100년 넘게 가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와 함께 하는 수많은 개인 창작자들이 있기 때문에 좋은 지식재산을 많은 독자들에게 배급할 수 있다는 면에서 많은 성취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블랙록이 나스닥 상장 과정에 앵커 투자자로 참여했다면서 “우리의 비전을 가장 빨리 바잉(Buying)한 투자자”라며 월가 투자자들이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성장성을 높게 사줬다고 밝혔다.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도 “블랙록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 정도의 대형사들이 이번 상장 과정에서 대거 투자자로 참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념 타종행사에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참석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뉴욕증시에서 웹툰엔터테인먼트(종목 코드 ‘WBTN’)는 나스닥 거래 첫날인 이날 공모가보다 9.5% 높은 2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정오 무렵 거래를 개시한 개장 초 14%까지 상승 폭을 높이기도 했다. 앞서 전날 웹툰엔터테인먼트는 희망범위 상단인 주당 21달러에 공모가격이 결정돼 현지 기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기도 했다. 희망범위 상단의 공모가격 결정에 이어 이날 첫 거래일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하면서 나스닥 상장 흥행몰이에 성공한 분위기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 공모가 적용 시 3억1500만달러(약 44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첫 거래일 종가인 주당 23달러를 적용한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29억2달러(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웹툰은 2000년대 초반 세로 스크롤 디지털 만화라는 형식으로 한국에서 처음 태동했다. 이후 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화, 드라마 등이 다수 제작되면서 지적재산(IP)가치도 주목받았다. 네이버웹툰은 이 같은 웹툰 산업을 초창기부터 이끌어 온 선발주자이자 핵심 플레이어로 꼽힌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지난 3월 기준 1억7000만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