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센터 예약까지 했는데…” 화순 ‘만원주택’ 입주 차질 논란

신혼부부·청년에 月 만원에 임대
郡·임대업체간 일부 협의 안돼
입주 전 일정 연기 통보… 불안 커져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안정 정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전남 화순군의 ‘만원 임대주택 사업’이 계약과 입주를 불과 며칠 앞두고 지자체와 임대업체 간 협의가 되지 않아 입주에 차질을 빚고 있다.

30일 화순군 등에 따르면 군은 화순읍에 소재한 66㎡(20평)형 임대아파트를 화순군이 가구당 4600만원의 임대보증금을 내고 임대한 뒤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대상으로 월 1만원의 임대료만 받고 재임대하는 ‘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 100가구 추첨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사회초년생 중 청년 50가구, 신혼부부 50가구 등 모두 100가구를 추첨으로 선정했다. 올해 입주자 선정에는 지원자가 몰려 최대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만원 임대주택 당첨자들은 28일 화순군으로부터 급작스러운 계약 일정 변경 안내 통보 문자를 받았다. 문자는 ‘7월3일부터 9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만원 임대주택 계약 체결 일정이 부득이하게 변경됐음을 알린다’는 내용이다. 또 ‘입주 일정도 9월 이후(미정)로 연기됨을 안내드린다. 만원 임대주택 당첨자분들의 변경 사항에 대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통보됐다.

7~8월 입주를 준비 중이던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급작스러운 일정 연기 통보에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7월15일 입주 예정인 신혼부부 당첨자 30대 A씨는 “3일에 이삿짐을 옮겨놓기 위해 이삿짐센터를 예약한 상태였는데 위약금을 내고 취소해야 할 것 같다”며 “현재 사는 전셋집 주인도 7월 즉시입주가 가능하게 집을 부동산에 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는 언제 입주할 수 있을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는 “화순군에 문의하니 입주가 9월이 될지 10월이 될지 모른다고 했다”며 “이게 무슨 청년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신혼부부 입주예정자도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만원주택에 당첨돼 8월에 입주 예정인데, 군이 반드시 8월 안에 입주를 해야 한다고 해서 원래 살던 집의 계약을 마무리했다”며 “신혼부부인데 갑자기 입주가 밀렸다는 통보를 받아 갈 곳을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입주 일정이 연기된 데는 화순군과 부영주택 간 내부 리모델링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부영 측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계약 예정일은 미뤄지더라도 입주일은 최대한 미뤄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