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네… 나무 두 번 맞힌 박현경, 맥콜·모나용평오픈서 시즌 3승·2주 연속 우승 기염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박현경이 30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CC에서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 최종라운드 3번 홀에서 그린 이동하고 있다. (KLPGA 제공) 2024.6.30/뉴스1

30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을 노리는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과 준우승만 6차례 기록하며 데뷔이후 우승이 없는 최예림(25·대보건설)이 공동 선두로 18번 홀을 맞았다.

 

한타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상황. 최예림은 세 번째 샷을 홀 근처에 떨궈 버디 기회를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반면 박현경의 드라이브샷은 페어웨이를 벗어나 언덕으로 향하는 듯 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뻔했지만 이 때 행운이 따랐다. 볼은 언덕의 나무를 맞고 튀어나와 페어웨이 안으로 들어왔고 박현경은 세 번째 샷을 최예림과 비슷한 거리에 떨어 뜨려렸다. 두 선수는 이 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해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1차전. 신기하게도 박현경에게 또 다시 행운이 따랐다. 마지막 홀과 똑같이 드라이브샷이 오른쪽으로 향해 페어웨이를 벗어났지만 나무를 맞고 다시 페어웨이로 떨어지는 ‘데자뷰’가 벌어졌고 박현경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바로 지난주에 연장 승부에서 우승하는 등 4차례 연장에서 3차례나 우승할 정도로 연장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그대로 퍼트에서 드러났다. 이날 퍼트가 안 돼 고생하던 박현경은 5m의 꽤 먼 거리에서 자신 있게 퍼트를 시도했고 공이 그대로 홀에 떨어지자 오른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활짝 웃었다. 반면 최예림의 내리막 퍼트는 홀을 외면하고 말았다.

박현경이 30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CC에서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 최종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KLPGA 제공

박현경이 시즌 3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선두, 상금과 대상포인트 1위를 질주해 이번 시즌 개인타이틀 싹쓸이의 주요한 발판을 만들었다. 박현경은 이날 3라운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적어내 최예림과 동타를 이룬 박현경은 연장 첫홀에서 짜릿한 버디를 잡아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현경은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시즌 3승 고지에 안착해 시즌 3승의 이예원(21·KB금융그룹·32위)과 다승왕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지난주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하며 상금 1위, 대상 1위로 올라선 박현경은 이날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아 상금과 대상 경쟁에서 멀찌감치 달아났다. 2주 연속 우승은 2022년 이소미(25·대방건설)가 SK네트웍스·서경 레이디스클래식과 에쓰오일 챔피언십을 내리 우승한 뒤 8개월 만이다. 박현경이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통산 7승을 거둔 박현경은 연장전에서만 4승을 따냈다.

 

전날까지 한타차 단독 선두를 달려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던 박현경은 15번 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두타를 줄였지만 보기 없이 5타를 줄인 최예림의 투지에 밀려 선두를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박현경은 16번 홀(파4)에서 기어이 버디를 만들어내며 공동 선두를 이뤄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최예림이 30일 강원 평창군 버치힐CC에서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 최종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KLPGA 제공

반면 2018년부터 KLPGA투어에서 뛰면서 173차례 대회에서 준우승만 6차례 한 최예림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7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최예림은 지난달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도 박민지(26·NH투자증권)에 이어 공동 2위에 올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