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축하 자리 후 귀갓길에 참변”…시청역 사고 사망 4명 은행 동료

1일 밤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통사고의 사망자 9명 가운데 4명은 시중은행 동료 직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1명이 사고 당일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부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사이로 퇴근 후 승진 축하 자리를 함께하다 변을 당했다. 

 

2일 새벽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교차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2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사고로 인한 사망자 중 42세 박모씨와 54세 이모씨, 52세 이모씨, 52세 또 다른 이모씨 총 4명은 시청역 인근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 직원들이다. 3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다른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들 모두 한 가정의 가장일 연령대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한 해당 은행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곳은 회식 등을 마친 후 다들 서서 인사하거나 2차 장소를 정하곤 하는 곳”이라며 “나도 평소 자주 가던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비보에 사내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며 “너무 슬픈 건 이번에 승진해서 승진 축하 저녁 자리였다는 점이다. 자리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참변을 당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1시25분 기준 사상자는 총 13명이다.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응급환자 1명, 비응급환자 3명 등 총 4명이다. 응급환자 1명은 치료 중으로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응급환자 3명 중 1명은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사망자는 모두 남성으로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 등이다. 나머지 부상자 4명은 경상으로 확인됐다. 사망자 중에는 시청 직원 2명, 은행원4 명, 병원 직원 3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당시 운전자가 몰던 검은색 제네시스 승용차는 시청역 인근 호텔을 빠져나오다가 역주행해 BMW와 소나타 차량을 차례로 추돌한 뒤 건널목으로 돌진하면서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운전자 역시 차량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검거된 운전자는 통증을 호소해 우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사고 현장 CCTV와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상을 당해 입원한 차량 운전자에 대해선 퇴원하는 대로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