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펑 펑…제주 우도 전기 삼륜차 대여점 이틀새 화재 3건

같은 업체 37대 불에 타…“리튬 배터리 정밀 감식 의뢰”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시 우도의 전기 삼륜차 대여점에서 이틀 새 화재 3건이 발생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일 오전 7시 4분쯤 제주시 우도면에 있는 한 전기 삼륜차 대여점 야외에 주차된 전기 삼륜차에서 불꽃이 튀고 검은 연기가 다량 발생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시 우도면 한 전기 삼륜차 대여점 화재 현장.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불은 주차된 전기 삼륜차 19대를 태우고 29분 만인 오전 7시 33분쯤 꺼졌다.

 

비슷한 화재는 이틀 전에도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8시 37분쯤 해당 대여점과 100m가량 떨어진 다른 대여점 야외에 주차된 전기 삼륜차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모두 17대가 불에 탔다.

 

같은 날 오전 9시 4분쯤에는 이 업체 보관 창고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전기 삼륜차에 불이 붙어 삼륜차 1대와 에어컨 1대가 불에 탔다.

 

업체 직원은 첫 번째 화재 발생 2시간 전 전기 삼륜차 충전을 완료하고 충전기를 분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불이 난 뒤 같은 기종 삼륜차 40대를 건물 외부에 주차했으나 12시간 뒤 다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가 발생한 두 개 대여점은 같은 업체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불이 난 삼륜차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년 7월 1일∼2024년 6월 30일) 우도에서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전기 삼륜차 화재는 9건이다.

 

제주시 우도면 한 전기 삼륜차 대여점 화재 현장.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는 주로 과충전이나 외부 충격으로 발생한다.

 

실제 2021년 8월 제주도 소방안전본부가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실험을 했을 당시 소형 리튬 이온 배터리를 적정 전압 이상으로 과충전하자 배터리 온도가 60도 이상 과열돼 부풀어 오르다 폭발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충전 후 물리적 충격이 가해질 경우 배터리 내부 분리막이 손상되면서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되는 단락 현상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또 빗물이 전도체 역할을 해 배터리에 이상 현상을 야기하는 상황도 있었다.

 

우도지역 전기 삼륜차 업체 대부분은 2017년 리튬 이온 배터리를 도입한 뒤 화재가 자주 발생하자 배터리 효율은 낮지만 폭발 가능성은 적은 납산 배터리로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하는 등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