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분이 제 아들하고도 동갑이었어요. 젊은 나이에 희생된 게 마음에 안 좋아서 한 번 꼭 들러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애도의 마음으로 찾았습니다."
2일 오후 비가 세차게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중구 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성남(69)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여기 횡단보도는 사람이 늘 몰려있는 지역"이라며 "어떻게 자동차가 그렇게 달렸는지…"라고 말했다.
조씨는 "우리 사무실에도 늦게 퇴근하시는 분도 계셔서 혹시 몰라 깜짝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근무 중에 잠시 짬을 낸 듯 앞치마를 입은 채 헌화를 하러 온 중년 여성도 있었다. 이 여성은 "(피해자가) 가족 같아서 슬퍼서 왔다. 우리도 갑자기 그럴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전날 사고를 직접 목격했다는 직장인 이승현(29)씨는 "사거리 한 가운데서 피해자가 심폐소생술을 받는 것을 봤다"며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 다시 현장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9시 27분께 A(68)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후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왼편 인도로 돌진, 9명이 사망하고 A씨를 포함해 6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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