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기회의 땅”… 국내 대기업·中企 사업 확대 ‘러브콜’

방한 베트남 총리 면담 잇따라

美·中 이은 3대 교역국으로 부상
팜민찐 총리, 이재용 회장과 회동
이 “삼성, 항상 베트남과 동행할 것”

정의선 현대차 회장엔 투자 요청
신동빈 회장과 관광분야 등 논의
조현준 회장 미래사업 협력 공유
중기회장은 企銀 설립 인가 건의

방한 중인 팜민찐 베트남 총리가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잇따라 만나 미래사업과 투자를 포함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베트남은 미국, 중국에 이은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우리 기업들은 현지에서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일 재계와 베트남 관보 VGP 등에 따르면 팜 총리는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장(부회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 배석해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등 재계 인사들은 1일 팜민찐 베트남 총리와 만나 현지 투자 확대를 위한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베트남 매체 VGP·찐푸 캡처

삼성은 현재 호찌민, 박닌, 타이응우옌 등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에 향후 수년간 연간 약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회장은 “베트남 최대의 외국인 투자자이자 최대 수출기업으로 항상 베트남과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팜 총리는 삼성이 베트남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거둔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베트남은 투자 환경의 안정성, 경쟁력 등을 보장하기 위한 투자자 지원 기금 설립, 관리 및 사용에 관한 시행령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팜 총리는 3일에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전 부문장을 비롯한 DS부문 사업부장들이 총리 일행을 안내할 계획이다. 팜 총리는 최근 베트남 내에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끌어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베트남 매체 VGP·찐푸 캡처

앞서 팜 총리는 전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과도 개별 회동을 가졌다.

정의선 회장과 만난 팜 총리는 현대차그룹의 베트남 내 투자와 경영 활동을 높이 평가하면서 투자 확대와 인재 육성 지원을 요청했다. 정 회장은 베트남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베트남 자동차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선두 업체다.

신동빈 회장은 스마트 도시 개발과 관광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신 회장은 대형 복합단지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와 롯데몰 하노이 프로젝트 계획 등을 전하며, 베트남에서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자할 기회를 갖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팜 총리는 스마트시티 개발 등 롯데가 강점 분야에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할 것을 기대한다며, 투자 및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왼쪽부터) 조현준 효성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효성·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조현준 회장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팜 총리를 방문해 미래사업에 대한 상호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면담에서는 바이오 부탄다이올(BDO), 탄소섬유 등 베트남에 투자를 진행 중인 사업과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핀테크 등까지 다양한 분야의 투자 계획이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팜 총리는 “효성의 미래사업 투자가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고 효성은 전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전날 팜 총리와 양국 중소기업 현안과 경제협력 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한국의 중소기업대표단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함께 강소기업을 육성해 나갈 것을 베트남 측에 건의했다. 이와 관련해 △한·베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베트남 주재원 비자 발급 애로 해소 △여름철 전력 공급 불안정 해소방안 마련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간소화 △IBK기업은행의 현지법인 인가 등을 베트남 정부 정책 수립 시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팜 총리는 “기업은행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인가 등 중기중앙회에서 건의한 내용을 적극 검토해서 이른 시일 내 조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 화답했다. 아울러 한국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베트남 진출과 투자 확대를 요청하고 베트남 중소기업협회와 연계한 한·베 투자협력포럼 개최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