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대기업서 고용량 늘었다”

서울시립대교수팀 연구 논문

미도입 대기업보다 1.6% 높아
인간 대체 우려와 상반된 결과

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낙일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와 정소라 박사과정생은 2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경제분석’에 게재한 논문 ‘우리나라 기업의 자동화 기술 도입이 고용량과 임금에 미친 영향에 관한 실증분석’에서 이같이 제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들 연구자는 먼저 로봇의 노동 대체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통계청의 2017~2021년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로봇을 도입한 기업의 총종사자 수(고용량) 변화율이 로봇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보다 약 2% 낮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실질임금 증가 유발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명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종사자 수 300인 이상의 대기업에서는 로봇 도입이 고용과 생산성에 미치는 효과가 더 뚜렷했다. 로봇을 도입한 대기업의 고용량 변화율이 미도입 대기업보다 약 4.2% 낮았지만, 실질임금 변화율은 약 3.5% 높게 나타났다. 고용을 줄였지만, 직원당 생산성이 높아져 실질임금은 많아졌다는 얘기다.

반면 AI를 도입한 대기업의 고용량 변화율은 그렇지 않은 대기업보다 약 1.6% 높았다.

이는 로봇이 주로 생산공정에 활용되는 데 반해 AI는 제품·서비스 개발을 위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차이점 때문이라고 연구자들은 분석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AI를 적용한 자동화 기술이 인간 고유의 직무나 직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통상의 우려와 정반대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로봇의 노동 대체효과는 확인되지만, AI의 이 같은 효과를 입증하는 증거는 없었다”며 “오히려 고용 창출 가능성이 부분적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봇과 결합하더라도 AI의 노동 대체효과는 생산공정을 중심으로 주로 발생할 것”이라며 “고용 창출효과가 여전히 발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동화 기술의 노동 대체가 일부 산업에서 기술적 실업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