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서 필리핀군 활동 포착”… 날 세운 중국

SCMP “국제사회 우려·분노 자아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오는 중국이 분쟁 국제화로 인해 점점 어려운 처지로 빠져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필리핀과의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 대치 사태로 중국이 국제사회의 우려·비판·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해안 경비대와 필리핀 해안 경비대의 충돌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해온 중국은 필리핀·베트남 등과는 분쟁과 대화를 병행하는 한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는 2002년부터 해양행동강령 제정으로 분쟁 해결을 모색해왔지만 최근 이 같은 이중 접근에 차질이 생겼다고 SCMP는 짚었다.

 

중국으로서는 남중국해 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관돼 거론되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3일 필리핀을 처음으로 방문해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서구 사회에 남중국해 문제가 더 부각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자국 해안경비대(해경)의 필리핀 어민 구조 소식을 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에서 필리핀군의 보급 정황이 발견됐다며 날을 세웠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최근 입수한 현장 사진에 따르면 필리핀은 담수, 연료, 식량을 자주 수송하는 것 외에도 시멘트로 의심되는 건축 자재를 셴빈자오에 불법 주둔한 필리핀 해안경비대 선박에 전달하려고 시도했다”며 “필리핀의 이러한 행동은 높은 경계를 요구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는 필리핀이 셴빈자오를 런아이자오에 불법적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는 해상 기지이자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침해 활동을 벌이는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달 30일에는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 등이 “중국 해경이 남중국해에서 곤경에 처한 필리핀 어민을 구출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