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탄핵안 표결 전 방통위원장 사퇴는 국회 무시”

“탄핵소추는 일반적 절차로 징계
곤란할 때 국회가 처벌하는 절차
김 위원장 사퇴는 국회 무시 처사”
사표 수리한 尹에도 “강한 유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의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보고를 앞두고 사퇴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이 입법부에 탄핵소추권을 부여한 뜻과 그에 따른 절차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고위공직자로서 매우 무책임하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2일 본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사퇴에 심각한 우려를 밝힌다. 또한 김 위원장의 부적절한 사퇴를 수리해준 정부에도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우 의장은 “탄핵소추는 일반적인 사법 절차나 징계 절차에 따라 소추하거나 징계하기 곤란한 공무원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행위를 했을 때, 국회가 소추해 처벌하거나 파면하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도 비슷한 상황에서 사퇴한 점을 염두에 둔 듯 “유사한 사례가 최근에도 있었다는 점에서 그대로 넘길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국회의 탄핵소추권이 제대로 쓰이기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 동료 의원들의 지혜도 모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권분립의 기초 위에서 국회의 권한과 위상을 바로 세워 나가겠다”고 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법에 따라 김 위원장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표결 처리하려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서 계획이 어그러졌다. 차기 방통위원장으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유력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