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민주계 시의원이 의장직을 독식해온 경기 오산시에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이 의장에 당선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서 ‘반란표’가 나오며 시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시의원이 후반기 의장에 선출되는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오산시의회 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해당 행위를 자행한 시의원에게 단호하게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2일 오산시와 오산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시의회는 본회의에서 후반기 의장단 투표를 진행해 국민의힘 이상복 의원을 의장으로, 민주당 성길용 의원을 부의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현재 제9대 시의회는 민주당 4명, 국민의힘 2명으로 이뤄졌다. 투표에선 전반기 의장을 지낸 성 의원과 이 의원이 3차례에 걸친 투표 끝에 3표씩 득표했다. 하지만 ‘동수일 경우 연장자를 선출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 의원이 후반기 의장에 올랐다.
이 의원은 같은 당 소속으로 사업가 출신인 이권재 오산시장의 시장 당선에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날 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에선 내분이 일었다. 소속 시의원 4명 중 1명이 상대 당에 투표하면서 2010년 6대 시의회 이후 지켜온 범민주당계의 의장 독식이 깨진 탓이다.
민주당 성길용, 송진영, 전예슬 시의원은 성명에서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민주당 시의원이 당론을 어기고 국민의힘에 투표하는 해당 행위를 했다”고 했다. 시 안팎에선 “협치라고 오해할 뻔 했는데 결국 내분이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평택시의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며 분란이 일었다. 다수당인 민주당의 내분으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이 후반기 의장에 선출되며 민주당 의원들은 “새 의장을 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다.
평택시의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장이 나온 건 제8대 시의회 이후 6년 만이다. 평택시의회는 민주당 10명, 국민의힘 8명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