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대통령과 싸운 여당, 10년간 고난의 행군…朴 탄핵 뼈저리게 후회”

“韓특검 제안은 ‘금식’이 당론인데 메뉴 물어보는 궤변”

7∙2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원희룡 후보는 3일 “대통령과 싸우는 여당은 정권을 뺏기고 당이 쪼개져서 10년 간 야당을 하고 당원들이 피눈물 나는 ‘고난의 행군’을 한다는 걸 1997년 이회창 후보 때,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두 번 겪었다”며 “저도 그때 탄핵을 찬성했다가 그게 정말 경험 미숙이었다는 것을 지금 뼈져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후보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 대통령과 각을 세워 여당이 쪼개질 것이라 주장하며 이 같이 말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스1

원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이) 하루 아침에 끊어진 것은 한동훈 전 위원장의 몫”이라며 “정권을 지켜야 하고 당은 깨지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2017년 야당 공세에 밀리고 여론의 어떤 압박에 못 이겨서 탄핵이 민심을 따르는 길인 줄 알고 찬성하고 당이 분열됐다가 지금까지 우파진영 전체가 궤멸 상태인 교훈을 얻었다”며 “저도 뼈져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스1

원 후보는 전날 국민의힘 비전발표회에서 내세운 ‘레드팀’ 가동과 관련해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난데 없이 (대통령에게) 얘기하면 감정싸움 내지는 불신 때문에 건설적인 결론이 안 나오고 싸움만 날 수 있다”며 “대통령께서도 몸에 쓴 약을 먹으려면 약 주는 사람을 믿을 수 있어야 수술을 맡길 수 있는 것이지, 돌아서서는 언론에 대고 매번 공격하고 (정치적) 경험도 없는 사람이 약이라고 주면 선뜻 그걸 먹겠느냐”고 했다.

 

‘그러한 레드팀은 한 후보가 내세운 수평적 당정관계와 유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건전한 수평적 당정관계는 신뢰와 소통 경험, 그간의 정치경험이 있어야 가능하지 말로만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스1

원 후보는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제안한 한 후보가 다른 후보들을 향해 ‘대안 제시 없이 비판만 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선 “우리 당론은 예를 들어 ‘금식’인데 자꾸 뭐 먹을지 메뉴 대안을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당론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후 (결과가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면) 특검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대법원장이 특검을 임명하자고 한 한 후보 제안은) 특검 수사결과를 나중에 법원이 판결해야 하는데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것은 삼권분립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우리 당론이 있는데 왜 자꾸 그걸 무시하고 모순적인 대안을 받아들이라고 궤변을 하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 토론 없이 명분회피용으로 그런 안을 내놓은 것인데 저 무도한 이재명을 잘 몰라서 하는 것이고 2017년 탄핵 때의 경험이 없으서 그런 것”이라며 “(한 후보 방식으로) 그렇게 하면 (민주당이) 특검 미끼를 물고 탄핵을 추진하는 데 우리 모두 걸려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원 후보는 “한 전 위원장은 보궐선거든 지방자치단체 선거든, 정부 경험을 더 쌓으면 우리의 미래 희망 주자가 될 수 있다. 저희들이 애정을 갖고 선배로서 조언을 하는 것이기에 (자신에 대한 지적을) 너무 고깝게, 말싸움에서 꼬박꼬박 한 마디도 안 지려고 그렇게 반박하지 말아 달라”며 “위기 때는 정말 경험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