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치매 증상으로 추정되는 행동을 보인다고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가석방, 사면을 재차 요구했다.
정씨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머니 면회 다녀왔는데 어머니가 작년까지 친하게 지내셨던 지인 얼굴을 못 알아보신다. 작년에 면회도 자주 오시고 병원에 반찬도 가져다주셨던 지인이라 못 알아볼 리가 없다”며 “제가 ‘엄마 누구야’라고 말하기 전까지 못 알아보셨다. 강한 진통제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고 싶지만, 마음이 너무 무겁다”고 했다.
이어 정씨는 “진짜 저희 엄마가 저도 못 알아볼 때가 돼야 나오실 수 있나. 이럴 때마다 그냥 다 포기하고 싶다”며 “아프다고 이젠 나가는 것도 기대하기 싫다고, 저도 오지 말라고 화 잔뜩 내시는 걸 못 참고‘안 오겠다’ 한마디 하고 나오는 길에 또 두 시간을 울면서 왔다. 동부구치소 시절 엄마 진료 봐주셨던 의사에게 물어봤는데, ‘정상은 아니다’라고 해서 마음이 천근만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엄마 좀 살려달라. 첫째 애가 할머니를 너무 보고 싶어 한다. 이대로 할머니가 아이를 기억하지 못하면 어쩌냐”고 했다. 또 그는 “어머니 병원 보내려면 끝은 앵벌이”라며 자신의 계좌번호를 공개했다.
끝으로 정씨는 “늘 감사 드린다. 8.15에 꼭 석방되셔서 이런 글도 안 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그동안 여러 차례 모친의 가석방, 사면을 윤석열 정부에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최씨 역시 자신의 사면을 요청해왔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개한 사면요청서에서 “모든 국정농단자들과 청와대 전 비서관도 사면·복권되었는데 서민으로 남아있는 저에게 가해지는 형벌이 너무 가혹하다”며 석방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2016년 11월 구속된 최씨는 2020년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 원, 추징금 63억원 등의 형이 확정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최씨의 형량은 오는 2037년 10월 만기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