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역대급으로 높은 값을 기록하였다. 6월 19일은 기상 관측 이래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되었는데 광주, 대전, 서울 등에서 역대 6월 최고 기온을 나타내었으며 올해 폭염 주의보도 평년보다 빠르게 발효되었다.
이제는 평범한 현상이 되어 버렸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이상 고온으로 전 지구가 몸살을 겪고 있다. 이미 5월부터 인도와 태국 그리고 6월에는 중국 북부 지역과 미국 중부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역대급 더위와 폭염 현상이 발생하였다. 올해 초 유럽 연합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는 작년 2023년이 과학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난 170여년 동안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되었다고 발표하였는데 올 한 해의 반이 지나간 시점에서 2024년이 그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 지구 바닷물의 온도 역시 2023년에 관측 기간 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육지보다 큰 열용량(熱容量)을 가지고 있는 바닷물 온도의 상승은 폭염, 홍수, 가뭄 및 그리고 폭염과 가뭄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복합 재해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바닷물 온도의 상승은 대기의 운동과 순환(循環)의 직접적 변화를 가져오고 대기 중으로 공급되는 수증기량을 증가시켜 강수 순환의 변화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를 포함하는 동아시아의 날씨나 기후는 열대 해양 및 북서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 세계 어느 지역보다 이상 기상·기후 현상의 발생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상 기상·기후 현상의 발생이 전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올해와 같이 이상 기상·기후 현상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면서 경제 주체의 경제적 비용과 재정적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예로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과 전 세계 로부스타 커피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는 베트남은 올해 홍수와 폭염 그리고 연이은 가뭄으로 커피 예상 수확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어 전 세계 원두 가격의 급등 현상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년 한 해에 한 사람이 평균 405잔의 커피를 마신 커피 소비대국인 우리나라의 커피값 가격 인상은 자명한 일이다.
예상욱 한양대 ERICA 교수 기후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