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당 대표 출마 결심… 당내 중진들 ‘만류’ 잇따라

김 전 의원 “민주당 DNA 훼손 염려”
단일 대오 ‘친이재명계 주류’ 반발

'어대명’ 분위기에 들러리 될 우려
박지원 “안 나오는게 좋다” 통화

김두관(사진) 전 의원이 3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강한 가운데 김 전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라는 키워드로 이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오랜 역사와 전통, 또 ‘민주’라는 우리 당 DNA가 훼손당하고 있어 염려하는 당원이 많다”며 “당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단 1%의 당원 의견이라도 반영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연일 단일 대오를 강조하는 ‘친이재명계 주류’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김 전 의원은 실무진과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캠프를 꾸린 뒤, 후보 등록 기간인 9∼10일을 앞두고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전 의원 출마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온다.

 

친명(친이재명) 좌장이라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김 전 의원도 영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당의 지도자인데 지금 나와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지 못한다고 하면 오히려 들러리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현실적으로 김 전 의원이 들러리가 될 것이란 거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어대명’ 분위기가 강한 탓에 김 전 의원이 출마하더라도 유의미한 득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당대회 흥행에도 크게 기여하기 힘들 것이라 본 것이다.

 

박지원 의원은 최근 김 전 의원에게 직접 불출마를 권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 “이재명 전 대표는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고 차기 대통령 후보 중 2년 내내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어 민주당 절체절명의 목표인 정권교체를 이룰 인물”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전 대표를 당대표로 선임해서 대통령 후보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우리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연임이 사실상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이 당대표 후보로서 경쟁하는 게 이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득이 되기 어렵단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