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 화재사고’ 긴급생계안정비 지원

김동연 도지사, 재발방지대책 발표

유족 생계비 3개월 550만원 등 지급
사회적 참사 첫 사례… 구상권도 청구
산업안전·이주노동자 관련 백서 제작
리튬 사업장 위반 9건 적발 6건 송치

경기도가 화성시 일차전지 공장 화재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긴급생계안정비를 지급하는 등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 아울러 유해화학물질 관리업무의 지방 이양과 대규모 산업단지를 관리할 남부합동방재센터 신설, 금속 종류별 소화기 성능 기준 및 비치 의무화를 위한 법 개정 등을 국회와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3일 광교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화재사고 수습과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적극적 진상규명을 통해 새롭게 파악된 문제점과 사고 예방·대응 과정에서 미흡했던 것까지 모두 투명하게 밝히겠다”며 “사고 재발을 막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고 도민과 희생자, 유가족께서 가장 바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일 광교 청사 브리핑룸에서 화성 화재참사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 지사는 “드러난 제도의 허점과 운영의 문제는 촘촘하게 찾아내 제도개선과 입법을 거쳐 반드시 해결하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도는 우선 화재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긴급생계안정비를 지원한다. 긴급생계비는 사망자 23명의 가족에게 3개월분 550만원, 중상자 2명에게 2개월분 367만원, 경상자 6명에게 1개월분 183만원을 4일부터 예비비로 지원한다.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와 유족에게 생계안정 지원을 하는 건 정부와 지자체를 통틀어 처음이다.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지원한 뒤 화재가 일어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측의 책임 여부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도는 산업 안전과 이주노동자 문제의 기준이 될 백서도 만든다. 사고의 원인과 초기 대처, 행동 요령, 사고 후 대처, 신원 확인까지 부족하고 아쉬운 점을 모두 담아 투명하게 기록하고 밝히기로 했다.

정부와 국회에는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미비점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사고의 모든 과정을 백서에 담아 원인과 초기 대처 등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투명하게 살펴보고, 외국인 사망자 18명 가운데 외국인고용허가(E-9) 비자 취업자가 없었던 점을 고려해 다른 비자 소유자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 노무관리를 건의할 예정이다.

먼저 법령상 관리 대상을 E-9 비자 취업자 외에 다른 비자 소유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화재로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재외동포(F4) 비자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방문취업 동포(H2) 비자 3명, 결혼이민(F6) 비자 2명, 영주권(F5) 비자 1명 등이었다. 제조업 생산업무 외에 상시업무에 대해서도 파견을 금지하도록 ‘파견법’을 개정하고, ‘산업안전보건법’상 필수교육에 화재 예방과 대피 요령을 포함하는 방안도 제안할 계획이다.

한편, 도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도내 리튬 취급 사업장을 특별합동점검한 결과 9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점검 대상 48곳 가운데 31곳을 살펴봤는데 화학물질관리법 위반(4건)과 위험물안전관리법 위반(5건)이 확인됐다며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 지정수량 이상의 위험물을 저장하거나 보관장소에 유해화학물질 정보를 표시하지 않은 사례 등 6건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도내 관련 사업장 6000곳 안팎을 환경부 산하 환경유역환경청 직원 46명이 서울·인천과 함께 관리하는 점을 들어 유해화학물질 관리업무를 지방으로 이양하도록 건의할 방침이다. 용인·평택 반도체클러스터를 담당할 남부합동방재센터 설치와 소화기 인증·성능·비치 기준 등을 담은 소방시설법 개정 역시 요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