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에서 튀르키예 선수가 선보인 '늑대 경례'가 개최국 독일과 튀르키예 사이 외교갈등으로 번졌다.
늑대 경례는 엄지와 검지·중지를 모으고 나머지 두 손가락은 곧게 펴 늑대 옆모습처럼 만드는 손동작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 단체 '회색 늑대'의 인사법으로 통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외무부는 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주재 독일대사를 청사로 불러 자국 선수의 세리머니에 대한 독일 정치인들의 비난에 항의했다.
다만 튀르키예인 입장에서는 늑대 경례가 반드시 우익 극단주의의 상징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튀르크족은 과거 중앙아시아에서 고난을 겪을 당시 늑대가 나타나 안전한 장소를 알려줬다고 해서 늑대를 신성하게 여긴다. 데미랄 말처럼 정치적 맥락 아닌 민족적 전통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튀르키예 집안 출신인 전 독일 축구 국가대표 메수트 외칠도 회색 늑대의 상징으로 통하는 문양을 문신으로 새긴 적이 있다.
독일 MDR방송의 튀르키예 전문가 툰자이 외즈다마르는 "에르도안 대통령도 몇 년 전 늑대 경례를 한 적이 있을 정도로 튀르키예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서도 "데미랄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알았을 것이다. 늑대 경례는 터키 사회와 팬들, 팀을 분열시킨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역사·문화적 상징을 정치적 동기로 조사한다며 "독일 당국이 데미랄에게 보인 반응에 외국인 혐오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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