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일 '채상병특검법'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이틀째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대치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까지 여야 의원 7명이 찬반 토론에 참여했다.
반대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법이 야당의 정치적 목적을 담은 법안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우원식 국회의장마저 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를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며 공세를 폈다.
찬성토론으로 맞대응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수사외압 의혹에 초점을 맞춰 특검법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채상병 사망사건은 갈가리 찢어져 있어 전모 파악이 어렵다. (특검으로) 통합해 사건 수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최순실 특검'에서도 여당의 후보 추천 권한이 없었다"며 "여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것은 수사받아야 하는 사람이 수사기관을 정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대통령께 직접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채상병 사건 당시) 이종섭 국방장관이 (수사 이첩에) 직접 서명하고 결재한 날 그 유명한 02-800-7070 번호로 전화가 오고, 이 장관이 돌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의 AI(인공지능)인 '제미나이'를 통해 해당 전화번호를 확인한 결과 "대통령실 국가기밀번호라고 나온다. 특정 인물과의 비밀통화를 위해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00-7070, 무슨 번호일까. '천공천공'입니까"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서 의원이 연단에 오른 직후 한때 우르르 회의장을 빠져나갔다가 복귀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현재까지 참여한 의원 중에서는 국민의힘 초선인 박준태 의원이 6시간 49분으로 가장 긴 시간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됐다.
필리버스터는 이날 오후 4시를 전후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 3시 45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다. 동의안이 제출되고 24시간 후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이 종결에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는 끝난다.
토론 종결 직후에는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표결이 곧장 이어질 전망이다. 특검법 처리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표결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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