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할 때마다 ‘야구방망이’로 체벌한 교사 “약하게 때려 학대는 아니야” 법원은?

학생 “우울증 심해...등교 거부”
클립아트코리아

 

지각을 하거나 수업 태도가 좋지 않을 때마다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리는 등 체벌을 가한 고등학교 담임교사에게 대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지난달 13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과 재범예방 강의 40시간을 수강할 것을 같이 명했다.

 

A씨는 2019년 3월부터 4월까지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고등학교의 1학년 담임교사로 부임했다. 그는 부임 기간동안 학생들을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1회씩 때리는 체벌을 가했다.

 

피해자인 B군 역시 수업시간에 졸거나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A씨에게 총 6차례에 걸쳐 체벌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해 9월, A씨는 복도에서 마주친 피해자에게 “어깨 펴 이 XX야”라며 주먹으로 가슴을 2회 때린 혐의도 같이 받는다.

 

B군은 평소 우울증이 심했으며 2학기부터는 등교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문제제기가 일어나면서 A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것이다.

 

A씨는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를 가해 아동복지법을 위반했다”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아주 약한 정도로 때렸으니 학대가 아니다”라던가 “훈육을 위한 행위였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체벌이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행위’로 규정한 아동복지법에 해당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학생만족도 조사에서 여러 학생이 A씨의 체벌을 지적한 것도 체벌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B군의 우울증이 심한 만큼 세심한 지도가 필요했으며 체벌이 아닌 다른 훈육 방법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문제점을 인지하고 피해자의 안정을 위해 무급휴직과 전근을 한 점과 법원에 합의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은 양형에 유리한 요소다”라고 판시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를 제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와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A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