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공공기관 사회적경제기업 이용률 2.83%에 불과

부산시를 비롯한 부산지역 공공기관의 사회적경제기업 이용률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경제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재화 및 서비스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으로, 사회적기업·예비사회적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자활기업·사회적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이 4일 발표한 ‘2023년 부산지역 공공기관 사회적경제기업 이용현황’에 따르면 부산지역 64개 공공기관의 사회적경제기업 이용률은 2%대에 불과하다.

도한영(왼쪽) 부산경실련 사무처장과 조용언 부산경실련 공동대표가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 공공기관 사회적경제기업 이용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경실련이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부산시를 비롯한 부산지역 6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기업 이용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용금액은 609억원이고 이용률은 2.83%로 조사됐다.

 

전국 공공기관의 사회적경제기업 이용실적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반면, 부산지역 사회적경제기업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지난해 부산시의 사회적경제기업 이용률은 3.98%로, 전년(1.82%)에 비해 이용금액은 27억원, 이용률은 1.44% 증가했다. 16개 자치구·군의 이용률은 3.37%로 전년(4.15%)에 비해 0.31% 감소했다. 이 중 강서구의 이용률은 0.72%로 구매 규모가 비슷한 다른 구·군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전체 구매액 기준 구매 규모가 부산지역 16개 자치구·군 다음으로 큰 부산이전 13개 공공기관의 경우 사회적경제기업 이용실적은 높으나, 대부분(85.37%) 타 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영상물등급위원회, 주택도시보증공사는 100% 타 지역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산항만공사를 비롯한 정부기관 지방청과 부산지역 국립대학은 각각 67.98%와 82.12%가 타 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대를 비롯한 부산지역 4개 국립대학의 사회적경제기업 이용금액(11억원) 중 부산지역 사회적경제기업을 이용한 비율은 17.88%에 불과했다.

 

사회적경제기업 이용금액과 이용률이 가장 저조한 기관은 부산지역 국립대학으로, 이용금액과 이용률이 각각 11억원과 0.87%로 조사됐다. 부산지역 국립대학의 경우 2022년 부경대가 사무용 컴퓨터 및 가구를 교체하면서 일시적으로 사회적경제기업 이용률이 높았던 것을 제외하면 매년 이용률이 1% 미만에 그쳐 사회적경제기업 이용률 제고 노력이 요구된다.

 

이처럼 공공기관의 사회적경제기업 이용실적이 저조한 것은 양질의 사회적경제기업 부재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이 사무용품과 홍보용품에 국한된다”며 “공공기관에서 실질적으로 구매하려는 제품을 사회적경제기업이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이용률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의 활성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공공기관이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필요 물품과 지역 기업을 적극적으로 매칭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최근 사회적경제기업 관련 정책 변화로 사회적경제가 위축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