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이름을 알리고 싶다.”
다가올 2024∼2025시즌 NBA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본격적인 세대교체 움직임 속에 ‘부자(父子) 현역’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킹’ 르브론 제임스(39)와 아들 브로니 제임스(20·이상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빈다.
르브론의 첫째 아들인 브로니는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4년 NBA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전체 55순위로 레이커스의 지명을 받았다. 르브론도 레이커스와 2년 1억400만달러(약 1441억원)로 재계약에 합의하면서, ‘제임스 부자’는 NBA 최초로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팀에서 뛰는 진기록을 남긴다. NBA에는 조 브라이언트·코비 브라이언트 부자, 델 커리·스테픈 커리 부자 등이 있었지만 부자가 동시에 코트를 밟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다만 브로니가 ‘아빠 찬스’를 통해 레이커스에 입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장 206㎝, 체중 113㎏의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가진 아버지와 달리 브로니는 189㎝, 95㎏으로 체격이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 시즌 브로니는 미국대학농구(NCAA)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뛰면서 평균 4.8점 2.8리바운드에 그칠 정도로 성적표도 좋지 못하다. 그러나 농구 지능이 뛰어나고, 수비력도 평균 이상이란 평가를 받기도 한다.
브로니는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브로니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 세군도의 LA 레이커스 훈련 콤플렉스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인터넷에서 내가 기회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들을 이미 봤다. 하지만 평생 이런 일들을 겪어왔다. 달라진 것은 없다”며 “(입단 이후) 확실히 압박감이 가중됐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로니는 아버지와 함께 리그에서 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려 한다. 브로니는 “나 스스로 이름을 알리고 싶다”며 “팀에 들어가서 내 일을 하고 매일매일 더 나아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이던 지난해 7월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한동안 출전하지 못하다가 복귀하는 기적을 썼다. 브로니는 “쉬는 동안 내 게임을 더 완벽하게 만들 수 있었다”며 “대학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기회가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등번호 9번에 ‘제임스 주니어(James Jr.)’라는 이름을 단 유니폼을 입는 브로니는 7일부터 시작하는 서머리그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존재감을 뽐내며 우려의 시선을 씻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