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장악 기술자” “음모론 생산자”…민주, 이진숙에 십자포화

尹,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에 강력 반발
박찬대 “권한, 10번이든 100번이든 행사”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 시 탄핵 추진 시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5일 윤석열 대통령의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에 대해 “정말 제정신이냐”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도 “공영방송의 흉기”, “언론장악 기술자”, “저질 음모론 생산자” 등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내정과 관련 2010년 국정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MBC를 이명박 정권에 상납하려 했던 김재철 전 사장의 ‘입’이자 분신”이라며 “색깔론과 이태원참사 음모론까지 부추긴 부끄러운 전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공영방송 흑역사를 만든 장본인이자 방송 장악에 부역한 인물에게 방통위원장이란 중책을 맡기다니 정말 제정신이냐”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국민과 국회가 뭐라 하든 방송 장악 쿠데타를 지속하겠다는 정권의 선전포고에 민주당은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며 “모든 공영방송을 ‘땡윤 뉴스’로 뒤덮으려고 위법과 탈법을 감행하면 (민주당도)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10번이든 100번이든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 후보자의 방통위원장 임명 시 탄핵 추진을 시사한 것이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공영방송 흉기’ 이진숙을 기억하냐”며 이 후보자에 대해 2010년 국정원의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이란 대외비 문건에 적시됐던 MBC 민영화 전략을 실행에 옮긴 인물이라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전원 구조’ 오보를 낸 MBC 세월호 참사 보도 당시 이 후보자가 MBC 보도본부장이었다”며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MBC 대주주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의 관련 지적에 정정보도·반론보도 청구가 없으니 잘했다고 본다고 말해 모두를 경악케 했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를 지명한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목소리는 안 들을 거냐”며 “공영방송을 민영화해서 대통령이 얻을 게 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무직 인선 발표 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뉴시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 후보자의 MBC 보도본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관련 ‘전원 구조’ 오보를 언급하며 “엄청난 범죄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세월호 유족의 조급증이 민간 잠수사의 죽음을 불러 일으켰다’는 세월호 유족 폄훼 막말까지 늘어놓았던 인물”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좀 할 만한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페이스북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해 “MBC와 KBS는 (참사 발생) 이틀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예고하면서 더 많은 청년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한 언급에 대해 “저질 음모론이 대통령실을 넘어 방통위까지 점령할 태세”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의 주장은 최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회고록에서 공개해 논란이 된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과 궤를 같이 한다. 장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본인과 비슷한 극우 유튜브 구독자를 방통위원장에 앉힌 건 김 전 의장 회고록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