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예진(42)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자신의 ‘리즈 시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순 없지만, 자연스레 나이 들며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5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손예진 특별전 기자회견’이 열렸다. 손예진은 전도연, 정우성, 김혜수, 설경구, 최민식에 이어 BIFAN 올해의 ‘배우 특별전’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이번 특별전 타이틀인 ‘독.보.적. 손예진’에 대해 그는 “‘독보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아시겠지만 독보적인 배우가 너무 많다. 선후배들 중에 꼽자면 무대를 꽉 채울 정도다. 그 중에 저의 색깔이 조금 독보적이지 않나”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도 이 말이 황송하고,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라며 쑥스러워했다.
배우가 된 계기에 대해 그는 “내성적인 아이였는데, 내면에 감정이 많았다. 설명하기 어려웠다. 연기자는 감정을 표출하는 직업이니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 얼굴도 나쁘지 않으니 연기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유튜브를 통해 화제가 된 ‘리즈 시절’ 관련 질문에 “20대 초반 ‘클래식’이나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때 정말 풋풋하고 예뻤더라. 그 땐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계속, 미디어가 계속 과거의 것들이 많이 나오니까 볼 때마다 ‘아 이런 눈빛과 이런 표정, 이런 모습이었구나’ 싶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는 그 눈빛과 그 모습을 할 순 없지 않나. 그래서 ‘이 때 예뻤던 걸 즐기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손예진은 이어 “지금은 정말 더 중요한 건,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다가 된 것 같다. 누구나 자신들만의 리즈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절대 영원할 수 없다. 그러니 그 때를 즐기고, 나이가 들어서 나의 모습에 정말 나를 책임질 수 있는 얼굴을 가지고 싶다. 그게 사실은 더 어렵고, 저의 목표라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굴에 책임지고 싶은 것은, 내가 나이 드는 얼굴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그 얼굴에 맞는 연기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손예진은 “이전에는 나에게 연기가 100미터 달리기였던 것 같다. 항상 급하고, 그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그런데 내 배우 인생을 좀 더 길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이 작품이 안 되면 어쩌지 라는 스트레스와 책임감이 많은 편이었다. 이제는 이런 저런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오랫동안 곁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BIFAN 모은영 프로그래머는 “손예진 배우는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여러 장르를 망라하며 정형성을 탈피,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한 독보적인 매력의 21세기 대표 배우”라고 특별전 배우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손예진은 ‘연애소설’,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외출’, ‘작업의 정석’, ‘아내가 결혼했다’, ‘무방비도시’, ‘백야행’, ‘오싹한 연애’,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비밀은 없다’, ‘덕혜옹주’, ‘협상’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청순한 이미지를 넘어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