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일본뇌염 모기 등장…기후변화가 원인? [뉴스+]

충남서 일본뇌염 매개 모기 첫 발견
“기후 및 환경 변화 맞춰 패턴 변화”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올해 처음 국내에서 발견됐다. 질병관리청은 9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협조를 받아 감시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지난해보다 2주 빨리 나타났다. 작은빨간집모기의 등장 시기가 점차 앞당겨지는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된다.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도내에서 처음으로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 5일 부여군에 설치한 채집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작은빨간집모기를 발견했다. 일본뇌염은 남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모기 매개 바이러스성 인수공동감염병으로 감염자의 95% 이상은 무증상 또는 열을 동반한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될 경우 고열과 경련·의식불명·혼수상태로 이어진다.

일본뇌염 매개 모기. 뉴시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발표한 ‘2022년 국내 일본뇌염 매개모기 감시 현황’에서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시기가 “기후변화(아열대화)에 따른 매개체 서식 환경 변화 등으로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뇌염 주의보는 국내에서 작은빨간집모기가 최초로 발견된 시점에 발령한다. 감시 과정에서 채집한 전체 모기의 50% 이상이 작은빨간집모기일 경우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한다. 주의보 발령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건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 발견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등장 시기뿐만 아니라 가장 개체수가 많은 때인 최성기도 당겨졌다. 2022년 최성기는 그해 34번째 주로 2021년 36주보다 2주 빨라졌다. 또한 최성기 채집 개체수(345마리) 역시 2021년(116마리) 대비 198%, 평년(195마리) 대비 77%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해당 보고서에서 “기후 및 환경 변화에 맞춰 매개체의 분포와 환자 발생 패턴 등이 변화하므로 일본뇌염 매개모기의 발생 시기와 추세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는 일본뇌염 예측감시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뇌염 환자는 8월부터 11월까지 특히 9월과 10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일본뇌염에 걸린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린 후 5∼15일 이후 증상이 발현되는데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무기력증, 발열에 그친다. 2023년 국내 일본뇌염 감염자는 17명으로 연령별로는 60∼69세가 52.9%(9명)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경기(5명), 서울(3명), 강원(3명), 경북(2명) 순으로 많았다.

 

김옥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일본뇌염은 아직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각 가정에서는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방충망이나 모기장을 사용하는 등 예방이 중요하다”며 “야간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 활동할 때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