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제주소방, 금속화재 소화약제 ‘전무’

전국 소방관서 보유 현황 분석

전국 소방 초기진압 장비 태부족
배터리·전기차 화재 매년 증가세
“일선 소방관서 체계 정비 시급”

전국 소방관서에서 보유한 리튬 등 금속화재 초기 진압을 위한 소화약제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과 제주에선 전혀 대비가 안 돼 있는 실정이다. 최근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로 금속화재 대응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국적인 대비태세 마련이 요구된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전국 소방관서 금속화재 대응 소화약제 보유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3576곳의 소방관서는 △마른모래 6022포 △팽창질석 4849포 △팽창진주암 28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마른모래는 수분관리가 어려워 금속화재 소화약제로 활용하기보다는 동절기 제설이나 미끄럼방지용으로 활용되는 실정이다. 강원과 제주의 경우 세 가지 소화약제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팽창질석은 경북이 1073포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어 충북 757포, 경기 703포, 전남 658포 순으로 많았다. 강원과 제주를 제외하고는 광주 18포, 인천 24포, 세종 41포 순으로 적게 갖고 있다. 팽창진주암의 경우 광주 19포, 경기 6포, 대전 3포를 제외하고 전국 소방관서 대부분이 전혀 갖추지 않았다.

소방청 ‘금속화재 대응절차’ 매뉴얼에 따르면 리튬과 같은 금속화재의 경우 팽창질석이나 팽창진주암 등 건조사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라고 명시돼 있다. 정부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리튬화재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전용 소화약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소화약제가 개발돼 현장에 배치되기 전까진 시간이 필요해 일선 소방관서의 대비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앞으로 금속화재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소방청은 금속화재 초기 화재진압을 위한 소화약제를 조속히 구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