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IP4 안보협력 제도화 전망… 韓 중요한 역할 맡을 듯

尹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3년 연속 참석

7월 10·11일 美 워싱턴 방문 예정
나토 회원국 정상과 릴레이 회담
인태 파트너 국가와도 회담 진행
사이버안보·방위산업 등 공조 강화
나토·IP4, 첫 공동문서도 체결 전망

尹, 나토 포럼서 韓 대통령 첫
韓·美·日 3국 정상회동 여부 관심
선언문에 ‘北 규탄’ 이어질지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 안보 협력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다. 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온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또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4개국(IP4)과 나토 사이의 첫 공동문서도 체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미·일 3국 정상회동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 3년 연속 나토 참석

 

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내외는 2024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7월10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 2023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이은 세 번째로 한국 대통령이 나토 회의에 3년 연속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같은 날(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사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우리의 깊어지고 강회된 파트너십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워싱턴에 도착해 체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5개국 이상의 나토 회원국 정상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열고 양자 간 현안과 지역 및 국제 정세를 논의한다. 또 지난해에 이어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도 면담한다. 저녁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백악관 친교 만찬에도 참석한다.

 

◆인태 협력 강화 공들이는 나토

 

윤 대통령은 11일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인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회담할 예정이다. 그동안 나토에서 이들 4개국을 통한 인도태평양 협력을 강화해온 만큼 제도적인 다자안보 협력 체계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차장은 “나토 회원국들과 IP4 국가들은 대서양과 인도태평양 지역이 공동으로 마주한 도전에 맞서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IP4 국가들과 나토 사이에 공동 문서가 체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IP4 국가들과 회동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 한·미·일 별도의 정상회담이 IP4 회동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결과는 모르겠다. 한·미·일을 별도로 떼어내 정상회담을 할 여유와 시간이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 등은 IP4 4개국이 허위정보, 사이버, 우크라이나 지원, 신흥기술 등 4개 분야 협력 강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은 나토와 이미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해 11개 분야(대화와 협의, 대테러 협력, 군축 비확산, 신흥기술, 사이버 방위, 역량개발 및 상호운용성, 과학기술, 기후변화와 안보, 여성평화안보, 공공외교) 협력을 약속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작년 빌뉴스 회의 이후 심혈을 기울여온 전장정보, 군사정보 공유, 사이버협력 강화 등 제도화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앞서 나토 지휘권하에 있는 국제안보지원군(ISAF)에 참여해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지원팀(PRT)을 파견한 경험이 있어 향후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군사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김 차장은 “3년째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회복 지원 의지를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유럽과 미국의 5개 싱크탱크가 공동 주최하는 공공 외교행사 나토 퍼블릭 포럼에 연사로 초청받아 인도태평양 세션에서 한국 대통령으로 처음 연설한다.

 

한편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8일과 9일 미국 호놀룰루를 방문해 한국전쟁 참전 용사가 안정된 태평양 국립묘지에 헌화하고,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북한 규탄 성명, 올해도 이어지나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북한 규탄 내용이 어느 수위로 어떻게 담기느냐도 관심사다.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서엔 5년 만에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겼다. 성명서에는 ‘우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22년 윤 대통령의 첫 나토 참석 이후 2년 연속 참가한 데 따른 외교적 성과로 해석됐다. 나토 동맹국의 결과문서에 북한과 관련한 언급은 2022년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2021년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고(full support) 미국과 협상과 비확산 규범 준수를 촉구하는 수준에 그쳤다. 2018년에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strongly condemn)했고,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 독극물 암살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나토는 2016년 북한의 도발 우려와 핵실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김 차장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한 군사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나토 동맹국들과 IP4 파트너들 간의 협력방안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