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탈 전공의 중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복귀하든, 복귀하지 않고 사직하든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다섯 달 가까이 이어지는 전공의 이탈과 의료공백 사태가 일단락 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복귀하는 전공의 규모와 관계 없이 전공의가 줄어든 병원 상황에 맞춰 의료체계를 구축하는데 전념할 계획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면서 이탈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마지막' 대응책 발표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조 장관이 의료 현안과 관련해 직접 브리핑에 나서는 것은 지난달 4일 전공의와 수련병원 대상 각종 명령을 철회한다고 발표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정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지만, 지난 2월 19일 이후 다섯 달 가까이 이어지는 전공의 이탈 사태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행정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불법집단 행동에도 의사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의사불패'가 이번에도 반복되도록 정부가 용인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정부는 수련병원들에 이번 주 내 혹은 다음 주 초를 복귀-미복귀 전공의를 구분하는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하반기 전공(9월 1일 수련 시작) 모집을 앞두고 현원을 확정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임용 시험 지침'에 따라 9월 1일 수련을 시작하는 인턴과 레지던트가 선발되는데, 각 대학 수련평가위원회 사무국은 9월 1일로부터 45일 전, 즉 7월 중순까지는 모집 대상과 일정 등을 확정해야 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사직 전공의에 대해 '1년 내 동일과목·연차로 응시'를 제한하는 지침도 완화할 방침이다.
사직 전공의가 하반기 모집 혹은 내년 상반기 모집에서 다른 수련병원에서 동일과목·연차 근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다.
현행 지침에 따라 사직 전공의들은 같은 진료과에서 같은 연차로 수련을 재시작하려면 적어도 내년 9월까지, 혹은 통상적인 전공의 선발 기간인 3월에 맞춰 2026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다른 수련 과목으로 옮길 수도 있지만, 연차가 '리셋'(초기화)되기 때문에 전공의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부 수련병원 원장들은 이런 지침을 개정해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했다.
정부는 전체 의사 중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춰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방안도 전공의 복귀 유도책으로 고려하고 있다.
일부 상급병원은 전체 의사 인력 중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정도로 전공의 의존도가 큰데, 이런 비중을 20% 이하로 줄이면 당초 계획하던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을 가속하면서 망설이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수련 체계를 내실화하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전공의 수련 내실화를 위해 임상역량 양성을 위한 수련 프로그램 강화와 지도 전문의 지정, 수련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그간 전공의들이 요구해온 근무시간 단축에 관해서도 전공의가 '의사'보다는 '수련생'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교육 시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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