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수 신임 차관 “성과 내야 할 시기” 일성… 긴장감 감도는 농식품부

박범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취임 일성으로 “성과를 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3년차에 접어든 만큼 그동안 농식품부가 추진해 온 계획들을 농업인과 국민이 체감해야 할 때라는 주문이다. 박 신임 차관이 ‘그립감이 강한’ 인물로 평가되면서, 부서 직원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박범수 농식품부 신임 차관은 8일 취임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 3년차에 접어든 만큼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소득·경영안전망 등 그간 추진해 온 계획들을 이제 농업인과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성과를 내야 할 시기”라며 “농업·농촌의 구조혁신과 여러 현안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60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취임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박 차관은 이날 취임식은 농식품부 국·과장과 주무팀장 100여명을 모아 간담회 형식으로 이뤄졌다. 일반적인 취임사 낭독과 축하 꽃다발 증정이 아니라 실무형식의 취임식이다.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총선 이후 대통령실이 각 부처에 주문한 소통 강화를 다시 꺼내들었다. 박 차관은 “연초에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 소통, 협업에 중점을 두고 우리가 열심히 하고 있는 부분은 국민에게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지난 2년간 우리는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역대 최고 농식품 수출 실적 등 여러 성과를 창출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 고령화, 농촌소멸 등 구조적 문제들과 함께 농산물 수급 안정, 쌀값 안정, 쟁점 법안 등 당면한 현안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이어 “농업·농촌의 미래도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청년 세대 육성, 스마트농업 고도화, 푸드테크·그린바이오 육성 등 미래를 위한 과제들은 선도적인 성과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박범수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8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열린 취임 간담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박 차관은 “저는 29년째 농식품부에서 일해오고 있는 공직자로 제 방문을 항상 열어두고 소통하겠다”며 “직원들이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는 차관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출신이던 한훈 전 차관 후임으로 농식품부에서 잔뼈가 굵은 박 차관이 오면서 내부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그동안 장-차관 라인이 모두 외부인사로 이뤄져 포용과 화합을 강조했다면, 박 차관은 취임과 함께 성과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차관이 대통령실에 2년 가까이 농해수비서관으로 근무하다 차관으로 온 점도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박 차관은 농식품부 국장, 차관보 시절에도 직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높은 상사였는데, 이번에 차관 취임사를 보니 더욱 그립감이 쎄진 것 같다”라며 “직원들 입장에서는 성과를 내야한다는 상사의 말이 가장 무겁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