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레리노 전민철(20)이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가 7년 전 한 방송에 출연해 “무용을 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8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17년 3월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 101회의 영상과 캡처본이 올라왔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전민철 군이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용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아버지 전재용씨는 아들 민철 군을 불러다 소파에 앉힌 뒤 “무용 계속 할 거야? 중학생 돼도 무용 계속 할 거냐고”라고 물었다. 여기에 민철 군은 주저없이 “응”이라고 답했다.
전씨가 “공부 열심히 하니까, 잘 하니까 무용은 그냥 취미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자, 민철 군은 “그냥 내가 무용하는 게 좋다고”라며 울먹였다.
전씨는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이렇게 무용해서 성공한 예가 그렇게 많지 않잖아”라며 설득을 이어갔다.
하지만 민철 군은 굽히지 않고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 내가 무용수로만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안 알아주니까 내가 빌리(빌리 엘리어트) 오디션도 보고 그러는 거 아니냐”면서 “아빠 눈엔 내 행복한 모습은 안 보여?”라며 눈물 방울을 떨궜다.
그럼에도 전 씨가 “너무 늦었다”며 재차 무용을 반대하자, 민철 군은 방으로 돌아간 뒤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쏟았다.
전씨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하던 아들에게 체력 증진을 위해 여러 운동을 시켜봤다고 했다. 그는 “운동을 시킬 목적으로 축구나 태권도를 시켜봤는데 이튿날 (민철이가) 울고 왔다”며 “무용을 시키면 그나마 운동이 될 거 같아서 무용을 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시작한 무용은 민철 군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점차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민철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선화 전국 무용 경연대회와 예원 무용 경연대회 등에서 상을 휩쓸었다.
당시 방송을 보던 패널들은 “아버지의 고민이 현실적”이라면서도 “시킨다고 이 정도 수준이 될 수 없다. 너무 잘한다”며 민철 군의 재능을 칭찬했다.
그랬던 민철 군은 어엿한 발레리노로 성장했다. 선화예중·선화예고를 거쳐 202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했다. 작년에는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에서 시니어 파드되 부문에 우승해 군 면제를 받았다.
그는 지난 5일에는 명문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오디션을 통과했다. 내년 2월에 솔리스트로 입단할 예정이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은 영국 로열 발레단,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와 함께 세계 ‘빅5 발레단’로 꼽힌다. 한국인 발레리노가 이곳에 입단하는 건 2011년 김기민에 이어 두 번째다.
과거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그래도 아빠가 계속 밀어준 것 같다. 마린스키 입단 축하한다”, “아들이 세계적인 발레리노가 됐으니 아버지가 정말 기쁘겠다”, “다 잘돼서 너무 다행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