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담긴 저마다의 시선 저마다의 풍경

김희연·이경하·이현우 3인展

작가 김희연은 기차역 등의 건물을 동양화의 평면적인 기법과 서양화 재료의 다채로운 질감으로 그려내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생성한다. 길을 거닐다가 불쑥 작가의 시선을 사로잡은 장소의 인공물과 자연물을 조합해 담아내는 것이다. 각 물체가 가진 고유한 색, 그리고 주변 물체와의 상호작용, 세월의 흔적을 동양화 특유의 담담한 화풍과 서양화의 화려한 색채로 표현해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희연(1985)은 서울대 동양화과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 학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김희연·이경하·이현우 3인전이 ‘저마다의 시선’이란 주제를 내걸고, 9일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화랑에서 열린다.

이경하는 목탄으로 그린 배경 위에 사람·사물을 유화물감으로 배치한다. 이는 관객이 대상에 몰입케 하고, 그림 속 이야기에 녹아들게 한다. 목탄으로는 공간, 유화물감으로는 그림 속 대상을 그린다. 재료의 극적 대비감 속에서도 배경과 대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균형감을 유지함으로써, 시나브로 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어 캔버스의 틀을 넘어선 공간 모습까지 상상하게 만든다. 관객의 마음에 기억의 자국을 깊숙이 남기고야 마는 것이다. 이경하(1976)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거쳐 서울대 서양화과 학·석사를 졸업했다.

 

이현우는 자주 보던 주변의 어떤 공간이 특별하게 여겨진 찰나, 작가의 눈에 비친 남다른 빛깔을 포착해 이를 캔버스에 옮김으로써 특정 순간에 영속성을 부여한다. 쉽게 볼 수 있는 일상 속 주변 모습에서 작가가 직접 마주한 어떤 특별한 순간을 평면적으로 꾸밈없이 표현해 낸다. 오랜 시간을 들여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옮겨내는 과정을 통해 작가의 주관적 시선과 내면의 감정을 관객에게 오롯이 전하는 것이다. ‘본다는 것’과 ‘보이는 것’, ‘일상’과 ‘특별함’의 의미를 고찰하게 한다. 이현우(1990)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에서 예술사와 전문사를 마쳤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화랑은 휴가의 계절 7월에 김희연·이경하·이현우 3인전 ‘저마다의 시선’으로 본격적인 여름맞이에 나선다. 작가의 감정과 기억 속에서 재창조된 풍경을 캔버스 가득 펼쳐 보인다. 전시는 9일부터 27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