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빌리’ 전민철, 러 마린스키 합격

韓 발레리노 두 번째 입단
관례 깨고 솔리스트 직행

7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무용을 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던 초등학생이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에 합격해 화제다. 주인공은 발레리노 전민철(20·사진)이다.

선화예중과 선화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3학년에 재학 중인 전민철은 지난 2일 러시아로 출국해 오디션을 마쳤고, 내년 2월부터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솔리스트로 입단한다. 세계적인 명문 발레단인 마린스키에 한국인이 발레리노로 입단하는 건 김기민에 이어 두 번째다.

통상 마린스키에 군무 무용수로 입단하는 관례를 깨고 솔리스트로 직행하는 것은 파격적이다. 김기민도 처음엔 견습생 신분이었다.

특히 전민철의 마린스키 입단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가 2017년에 출연했던 SBS ‘영재발굴단’ 일부 장면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동영상에서 아버지 전재용씨가 전민철에게 “중학생 돼도 무용 계속할 거냐고”라고 물었고, 전민철은 주저 없이 “응”이라고 답했다. 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무용을 해서 성공한 예가 그렇게 많지 않다”며 무용을 그만두기를 설득했지만 전민철은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 내가 무용수로만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안 알아주니까 내가 빌리(빌리 엘리어트) 오디션도 보고. 아빠 눈엔 내가 행복한 모습은 안 보여?”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처럼 ‘무용 사랑’을 외쳤던 초등학생은 어엿한 발레리노로 성장해 지난해에는 미국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콩쿠르의 발레 시니어 파드되(2인무) 부문에서 우승하며 군 면제 혜택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