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을 만드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빌드업 등 전술이 적합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외국인 지도자 선임에 방점을 두고 5개월간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했다. 하지만 결론은 ‘국내파’ 홍명보 울산 HD 감독. 소모한 시간에 비해 축구팬들의 격렬한 반발이 나올 수 있는 결과였다. 축구협회는 홍 감독이 리더십, 경기 철학, 현실적인 요건 등에서 외국인 감독 후보군보다 더 적합한 사령탑이라고 설명하면서 홍명보호를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임생(사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 브리핑을 가졌다. 축구협회는 전날 홍 감독의 국가대표팀 감독 내정을 발표했다. 이 이사는 지난주 유럽에서 거스 포예트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과 대면 면접을 보고 돌아왔다. 그리고 또 다른 최종 후보였던 홍 감독을 만나 설득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 5일 밤 홍 감독의 자택 앞에서 이 이사는 설득 끝에 홍 감독의 결심을 받아냈다. 홍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다. 전술 강화를 위해 유럽 출신의 코치도 2명이 보좌하기로 했고, 연봉도 외국인 지도자 수준으로 크게 올려 협상이 이뤄졌다.
이 이사는 이날 홍 감독을 선임한 8가지 근거로 △빌드업 등 축구협회 철학 및 게임 모델에 맞는 플레이 스타일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계성 △지도자로서 성과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력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 부족 △외국인 감독 국내 체류 시간 확보 리스크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이사는 “협회의 게임 모델을 고려했을 때 홍 감독의 경기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빌드업 시 상대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고,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 역습과 크로스 공격이 뛰어나다”며 “작년 데이터 기준 울산은 K리그1에서 빌드업 1위, 압박 강도 1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감독은) 외국인 감독 후보와 비교했을 때 더 성과를 보여줬다. K리그1 2연패와 올림픽 동메달 등 연령별 대표팀 성공 경험도 있다”며 “A대표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끈 경험, 협회 전무이사로 행정에 대해 폭넓은 시야를 갖고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