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K, 호주까지 7시간 반 논스톱 비행

공군, 12일부터 ‘피치블랙’ 참가
공중급유 5차례 받으면서 비행
활동 반경 넓혀 영향력 확대 나서

한반도에서 주로 작전을 펼치던 한국 공군이 활동 반경을 남반구 등으로 넓히고 있다. 호주 등 한반도 유사시 한국을 지원해줄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한국의 존재감과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미군 B-1B 전략폭격기와 지난 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 공군 F-15K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8일 공군에 따르면, 공군은 1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호주 다윈기지에서 열리는 피치블랙 다국적 공중훈련에 참가한다. 훈련에는 F-15K 전투기 6대, KC-330 공중급유기 3대, C-130 수송기 3대와 병력 100여명이 참가해 연합작전 능력을 높일 예정이다. 8일부터 이동하는 훈련 참가 전력은 11일 다윈기지로의 전개를 마칠 계획이다.

피치블랙 훈련에 참가하는 공군 F-15K 전투기 6대는 10일 대구기지를 이륙해 KC-330으로부터 5차례에 걸쳐 공중급유를 받으며 7시간 30분 동안 중간 기착 없이 무중단 비행을 실시해 호주 다윈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우리 전투기가 KC-330의 공중급유를 받아 중간 기착을 하지 않고 외국에서 열리는 다국적 공중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군 전투기가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레드 플래그 다국적 공중훈련에 격년으로 참가할 때도 중간 기착 없이 목적지까지 이동하지만, 미군 공중급유기에서 연료를 공급받았다.

피치블랙은 호주 공군이 주관하는 훈련으로 1981년부터 개최됐다. 한국 공군은 2022년 KF-16 전투기 6대로 처음 참가해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는 미 공군 F-22 스텔스 전투기, 이탈리아 공군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프랑스 공군 라팔 전투기, 인도 공군 SU-30MKI 전투기 등 16개국에서 130여대의 항공기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필리핀 공군 FA-50PH도 처음 참가한다. FA-50PH는 국산 전투기인 FA-50을 필리핀의 요구조건에 맞춰 제작한 기종이다. FA-50PH의 피치블랙 훈련 참가는 T-50 계열 항공기가 타국에서 열리는 다국적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첫 사례다.

한국 공군은 최근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항공기를 전개하는 빈도를 높이면서 우방국과의 상호운용성 강화 등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실시된 데저트 플래그 연합공중훈련에 참가했고, 지난해 6월엔 레드 플래그 훈련에 참여했다. 2022년엔 영국에서 열린 리아트 에어쇼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참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