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략적·부실 사유로 尹 대통령 탄핵 청문회 열겠다는 巨野

26일 ‘명품 백’ 金여사 증인 채택
채상병 특검법 국회 재표결 추진
李 대표 방탄 아닌 ‘국민방탄’해야
법사위에 올려진 탄핵소추안 관련 문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여당 의원 책상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관련 문서들이 놓여 있다. 2024.7.9 hama@yna.co.kr/2024-07-09 15:48:52/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해병대원 채상병 사망사건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려보냈다. 앞서 정부는 한덕수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법안은 기존 문제점에 더해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훼손하는 내용도 포함된, 위헌에 위헌을 더한 법안”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특검법 재표결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22대 국회 1호 법안의 처리 과정이 정쟁으로 얼룩질 22대 국회의 앞날을 예고하는 듯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의 재의를 요구한 것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제 채 상병 순직 관련 수사 결과를 경찰이 발표한 데 이어 공수처가 외압과 관련해 막바지 수사에 돌입했다. 그런데도 야당은 21대 때 특검법보다 더 개악된 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을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3일 이내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자동 임명되도록 했다. 심지어 특검에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까지 부여했으니 저의가 의심스럽다.



민주당이 어제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채택한 데서 의도가 확연히 드러난다. 민주당은 국민청원이 133만명을 넘어섰고, 30일 만에 5만명을 넘으면 소관상임위에 회부된다는 규정을 적용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청원에 기재된 탄핵 사유들이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수사외압 의혹, 뇌물수수·주가조작 등 대통령 부부 일가의 부정·비리 의혹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정략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전쟁위기 조장, 일본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방조도 괴담이나 가짜뉴스, 정치공세 성격이 짙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19일에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 26일엔 김건희 여사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명품백 사건 등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금 민주당은 특검과 국민청원을 윤 대통령 탄핵 여론을 지피기 위한 정치공세에 이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이 낮다고 해서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해서 탄핵할 수는 없는 일이다. 대통령 탄핵은 파면할 정도로 헌법과 법률의 중대한 위배 행위가 있어야 한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이재명 방탄’이 아닌 ‘국민 방탄’에 나서야 할 것이다. 총선 민의를 왜곡하면서 ‘엉뚱한 일’에만 몰두하면 민생은 누가 챙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