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김호중 절뚝거리며 첫 재판 출석…방청석은 ‘눈물바다’

“김호중 선처해달라”…탄원서 100여건 폭주

‘음주 뺑소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의 첫 재판이 10일 열렸다. 이날 법정에 선 김호중은 사건 기록을 열람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첫 공판은 15분 만에 마무리됐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범인도피 교사 등의 혐의를 받는 소속사 대표와 본부장 전모씨 등도 함께 법정에 나왔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김씨는 구치감에서 나와 한쪽 다리를 절며 피고인석에 들어섰다. 안경은 쓰지 않았고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김씨가 등장하자 방청석 곳곳에선 김씨의 팬으로 보이는 이들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김씨가 공개된 자리에 나온 건 지난 5월 31일 검찰에 송치된 이후 40일 만이다.

 

재판부가 직업을 묻자 김씨는 “가수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후 고개를 숙인 채 검찰이 낭독하는 공소사실을 묵묵히 들었다. 김씨 변호인은 사건 기록 열람등사를 하지 못해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와 본부장 전모씨, 매니저 장모씨는 공소사실은 인정했다. 세 사람의 변호인은 "저희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내달 19일 공판을 한 차례 더 열어 김씨의 구체적인 입장을 듣기로 했다.

 

한편, 이날 재판장에 몰려든 팬들은 김씨 선처를 바라는 수백 개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8일 담당 재판부가 배정된 후 26일 첫 탄원서가 접수됐고, 공판을 하루 앞둔 9일에는 약 50건의 탄원서가 제출됐다. 

 

김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4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나고, 매니저 장씨에게 대신 자수시킨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던 김씨는 사고 열흘 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음주운전 혐의를 포함해 김씨를 검찰에 넘겼지만 기소단계에서는 빠졌다. 역추산만으로는 음주 수치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