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K10’ 1조3000억 규모 수출… 루마니아 ‘9번째 도입국’ 됐다

K방산 유럽 진출 박차

獨·튀르키예 경쟁자 제치고 성과
보병전투장갑차 사업 수주도 총력

나토 국가 중 K9 도입국 6곳으로↑
모두 러 인접 따라 ‘K9 벨트’ 형성

폴란드형 K2 전차 수출도 청신호
2차 이행계약 연내 체결 협력 강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었다. K9은 한국군을 포함해 세계 10개국이 쓰는 베스트셀러 자주포로서 입지를 굳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유럽 지역을 K방산이 적극 공략하면서 추가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10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루마니아 국방부와 K9 54대,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탄약 등을 공급하는 1조3828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루마니아는 한국을 제외하고 호주, 이집트,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에 이어 9번째 K9 도입국이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일 PzH2000·튀르키예 퍼티나 자주포와의 경쟁 끝에 이번 계약을 따냈다.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이후 K9과 K10 외에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와 탄약 등이 포함된 패키지를 제시, 최종 계약을 이끌어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업체와 협력을 통해 2027년부터 K9·K10을 순차적으로 납품할 계획이다.

루마니아의 구매 결정으로 K9의 누적 수출 총액(K10 포함)은 13조원을 넘어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에서 K9을 도입한 국가는 6개국으로 확대됐다. 나토 내 K9 운용국(폴란드·핀란드·에스토니아·노르웨이·튀르키예·루마니아)들은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들이다. 북유럽에서 흑해에 이르는 나토의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를 둘러싸는 형태를 지닌 ‘K9 벨트’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정부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루마니아가 추진 중인 차기 보병전투장갑차 사업도 수주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용으로 개발한 레드백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는 지난해 영국, 독일 등과의 경쟁 끝에 호주 육군에 129대가 수출된 바 있다. 지난해 LIG넥스원의 신궁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을 구매한 루마니아가 K9에 이어 레드백까지 도입한다면, 동유럽에서 K방산의 입지는 한층 굳건해질 전망이다.

폴란드에 대한 방산수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9일 폴란드에서 현지 국영방산그룹 PGZ와 폴란드형 K2 전차(K2PL) 2차 이행계약을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3월 PGZ, PGZ 산하 방산업체인 WZM과 K2PL 생산·납품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린 바 있다. 이번 합의서 체결은 지난달 만료된 K2PL 컨소시엄 계약을 연장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현대로템과 PGZ는 K2PL 2차 이행계약의 연내 체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로템은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한국군의 주력 지상무기인 K2 전차 약 1000대를 수출하는 기본계약에 이어 같은 해 8월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상반기까지 총 46대의 K2 전차(K2GF)를 폴란드에 납품했다. 올해 하반기에 38대, 내년에 96대가 인도되면 1차 이행계약분 180대의 납품이 마무리된다. 추가 물량을 폴란드로 수출하기 위한 2차 이행계획은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 전시회(MSPO)를 계기로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 체결을 통해 그동안 철저히 준비해온 K2PL 사업 진행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폴란드의 군 현대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PGZ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