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재판 출석 김호중, 혐의 인정엔 “…”

檢, 운전자 바꿔치기 구체정황 제시
“매니저에 ‘네가 한걸로 해라’ 요구”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씨가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운전자 바꿔치기를 요구한 구체적 정황이 김씨의 첫 재판에서 나왔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공소사실을 진술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 5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5월9일 음주 상태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소속사 관계자에게 ‘구명’을 요청했다. 김씨는 우선 매니저 A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대신 사고를 낸 운전자인 것처럼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본부장 전모씨는 또다른 김씨 매니저 장모씨에게 같은 요구를 했다. 전씨는 장씨에게 “네가 그냥 초범으로 들어가는 게 낫다”며 “어차피 벌금형이다. 네가 한 걸로 해야지”라고 말했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

 

여기에 소속사 이광득 대표도 장씨에게 “네가 호중이 옷 입고, 한 걸로 하자”며 “운전할 일도 없지 않느냐. 내가 돈 대주겠다”며 운전자 바꿔치기를 종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장씨는 실제로 김씨의 점퍼와 티셔츠를 입고 파출소로 가서 사고를 냈다고 허위로 자백했다.

 

이 대표는 사고 이후 장씨와 소속사 본부장 전모씨에게 사고 차량 등의 블랙박스를 제거하라고 한 혐의(증거인멸교사)로, 장씨와 전씨는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사고 이후 도주한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하지 못해, 김씨는 음주운전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이날 방청석은 만원이었다. 40여명이 개정 전부터 법정 밖에서 줄을 서 대기했고, 좌석이 부족해 입장하지 못한 이들은 복도에서 대기했다. 구속 상태인 김씨가 다리를 절뚝이며 법정에 나오자 방청객 여럿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