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김호중 옷 입어라, 다 빼줄게”…법정서 ‘거짓자수’ 정황 공개됐다

“우리 애 겁 많다” 눈물 흘린 김호중 母 주장 여성…‘진짜 엄마’ 아니었다

음주 상태로 사고를 낸 후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트로트 가수 김호중(33) 첫 재판에서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측이 혐의를 인정했다.

 

김호중은 소속사 대표 등과 함께 조직적으로 매니저에게 거짓 자수를 시킨 정황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10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호중과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를 받는 이광득(41)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김호중 등이 막내 매니저에게 거짓 자수를 여러 차례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소속사 대표와 본부장이 나서 다른 매니저에게 허위 진술을 교사했다"고 했다.

 

김호중 소속사 본부장은 이 매니저에게 전화해 "네가 음주한 걸로 하라, 어차피 벌금형"이라고 말했고, 소속사 대표는 "네가 김호중 옷을 입어라, 다 빼줄게"라고 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호중을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법정에 몰린 가운데, 자신을 김호중의 엄마라고 밝힌 한 인물이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 애(김호중)가 잘못한 거 맞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애가 겁이 많아서 그렇다.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YTN 등의 취재 결과 김호중의 모친은 이날 법정을 찾지 않았고 매체와 인터뷰를 한 인물은 김호중의 모친을 사칭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호중의 아버지는 방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4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택시 기사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사고 직전 김호중이 방문한 유흥업소 종업원과 동석자의 경찰 진술, 폐쇄회로(CC)TV 등에 따르면 김호중은 당시 소주 3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도주 후 김호중은 소속사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하고 자신의 휴대전화 3대를 압수한 경찰에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범행을 숨기려 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와 전 본부장은 사고 은폐를 위해 매니저 장 씨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에게는 김호중이 사용한 승용차의 블랙박스 저장장치를 제거하라고 장 씨에게 지시한 혐의, 전 본부장에게는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혐의와 술에 취한 장 씨에게 사고 차 열쇠를 건네고 장 씨가 운전하는 차에 동승한 혐의도 적용됐다.

 

다만 검찰은 김호중이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셔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음주 운전 혐의는 배제했다.

 

이날 김호중의 재판은 약 12분 만에 종료됐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9일 오전 10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