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 아리셀 배터리, 5년간 3차례 파열사고

별도 장소 보관… 인명 피해 없어
유족, 사고책임자 5명 고소·고발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이 생산해 모회사인 에스코넥이 군에 납품한 리튬 배터리가 3차례 ‘파열’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군대의 경우 리튬 배터리가 인화물질과 마찬가지로 감지 시스템이 설치된 이격 장소에 보관돼 군 장병의 인적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군납 리튬 배터리 파열 사고는 총 31건이 발생했는데, 이 중 3건이 아리셀이 생산한 ‘BA-6853AK’였다. 이 배터리는 재충전 불가식 일차전지로, FM 무전기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7월 모 부대의 FM 무전기에서 이틀 간격으로 파열이 일어났고, 지난해 2월에는 또 다른 부대에서 신품 저장 과정에 있던 FM 무전기 배터리가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보관 중 일어난 사고였다. 이 밖에 28건의 사고는 다른 업체인 A사가 납품한 제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열 외에 최근 5년간(2019~2023년) 군납 리튬 배터리 폭발로 1명 이상 중상 또는 1억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사고는 2019년과 2021년 1건씩 있었으나 폭발의 경우 어느 업체 제품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이 어렵다고 추 의원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참사 피해 가족들과 노동·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박순관 에스코넥 및 아리셀 대표,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 등 참사 책임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경찰도 아리셀 공장과 회사 관계자 주거지 등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벌였다.

한편 화성시청에 분향소를 마련한 유족들은 전날 화성시가 친·인척·지인에게 10일까지, 직계·형제에게는 31일까지 숙식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놓자 이에 반발해 시장실에 난입하려는 과정에서 공무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4명이 다쳤고 일부 유족도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