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석유' 리튬, 울진·단양 부존 가능성 높다… 韓도 리튬보유국 되나

‘하얀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자원이다. 최근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하면서 세계 각국들이 앞다퉈 리튬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경북 울진과 충북 단양에서 리튬의 개발 잠재성이 확인됐다. 향후 정부는 자원량 평가를 위한 탐사시추를 진행해 리튬 생산국으로 발돋음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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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는 11일 ‘국내 리튬 유망 광상 탐사 결과 발표회‘를 통해 “울진과 단양의 암석형 광상을 조사한 결과 지각 평균 품위보다 크게 높게 나와 개발 잠재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질원에 따르면 약 1억7000만년 전인 쥬라기에 생성된 울진 보암광상 함리튬 페그마타이트 광체의 리튬 품위는 산화리튬(Li2O) 기준 0.3~1.5%로 나타났다. 해당 광체는 1945년에서 1963년까지 약 18년간 180톤(t)의 광석을 생산한 기록이 있다. 이번에 지질원이 추가로 발견한 광체 2개(추정 폭 최대 60m, 추정 연장 100~270m)는 함리튬 페그마타이트질 화강암체가 분포하고 있어 캐나다의 레드크로스호수 광산과 유사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또 단양광상의 리튬 광체는 석회암층 내에 맥상으로 발달하고 있으며, 함리튬 페그마타이트와 애플라이트(반화강암)로 구성된다. 리튬 광체의 폭은 5~30m 이며, 연장은 400m 내외이다. 단양 광체의 리튬 품위는 0.01~0.5%이다.

 

지질원의 이번 발표에서 두 지역의 리튬 개발 가능성을 판단한 기준은 바로 ‘품위’다. 광물 생산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품위란 채집한 광물에 필요한 성분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해당 광물에 대한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된다. 가령 품위 2.5%의 리튬이라면 1㎏의 광물에서 25g 정도의 리튬이 포함됐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리튬 품위가 높을 수록 실제 리튬 생산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경우 리튬 광산의 개발을 위한 최저 품위가 0.2%고, 세계적 암석형 리튬 광상인 호주 그린 부시의 평균 품위는 기준 2.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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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원은 지난 2020년부터 리튬 부존 가능성이 높은 국내 암석형 광상 12개 지역(△울진 왕피리 △단양 외중방리, 북상리, 회산리, 고평리 △ 가평 호명리 △춘천 박암리 △제천 송계리 △서산 대산리 △옥천 사양리 △무주 사산리 △봉화 서벽리)의 리튬 광상에 대한 탐사를 수행했다.

 

다만 이번 조사로 당장 리튬 생산이 가능해진 것은 아니다. 리튬은 염분이 높은 내륙호수인 염호와 화성암의 종류인 페그마타이트, 화산퇴적물 또는 점토에서 생산되는데 이번에 생산 가능성이 확인된 두 지역의 경우 암석형 리튬으로 품위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매장량이 적다. 따라서 향후 두 지역의 광체 매장량 확인과 광물 선별작업인 선광 및 제련 기술 등 사업성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이에 지질원은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리튬예측모델을 활용해 조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특히 개발 가능성이 확인된 울진과 단양 지역의 리튬 광상에 대한 자원량 평가를 위해 탐사시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평구 지질원장은 “이번 국내 리튬 자원의 탐사 결과는 그동안 해외에 의존했던 핵심광물 공급망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다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카자흐스탄 등 국외 핵심광물의 탐사개발과 발맞춰 국내 유망 광상의 정밀 탐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핵심광물 생산국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