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사랑을 이토록 애틋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남녀가 꼭 끌어안고 입을 맞추는 모습을 일체형으로 나타냈다. 두 눈은 서로의 눈빛과 만나 한 개의 눈동자처럼 됐고, 입을 삐죽이 내밀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표정은 조금 유머러스해 보인다. 두 사람의 눈과 입 그리고 몸이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사랑 이야기를 아무리 사실적으로 나타낸들 어디 이 작품이 주는 절절함을 넘어설 수 있을까.
콩스탕탱 브랑쿠시 작품인데, 크게 단순화하고 생략된 형태로 만든 점이 독특하다. 그는 인체의 사실적 재현에서 벗어나 추상조각으로 향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조각가로 평가받는다. 추상회화가 그렇듯 추상 조각도 작품 그 자체를 강조한다. 작품으로 다른 그 무엇을 연상시키고 재현하기보다 작품 자체의 형식을 강조한다.
이 점에서 부랑쿠시는 인체를 생략하고 축약해서 함축적인 형태로 나타내 작품의 출발점으로 삼으려 했다. 전통 조각이 부분들의 결합으로 구성해서 부분들 간의 긴장과 대비, 균형과 불균형 등의 갈등을 보인 점을 제거하려 했다. 그래서 이 작품처럼 생략되고 단순한 형태로 긴장과 갈등을 넘어선 남녀 간의 사랑 얘기를 담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