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野, ‘먹사니즘’ 선언 하루 만에 경제 망치는 입법 폭주하다니

거야의 입법폭주가 멈출 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정책의원총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등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것인데 이전보다 더 심한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먹사니즘’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파업을 조장하는 반기업법을 밀어붙이겠다니 기가 막혀 헛웃음만 나온다.

노란봉투법은 불법쟁의로 인한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게 핵심이다. 이전에는 노조원의 불법성 및 책임에 대해 입증 의무를 회사 측에 부과했지만 이번에는 노조원에게 아예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했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이 노사관계를 파탄 내고 산업현장을 무법천지로 만들며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수차례 호소했지만 들은 척도 않는다. 가뜩이나 산업현장은 ‘하투(夏鬪)’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그제 ‘생산 차질’을 목표 삼아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최대 산별노조인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총파업에 나섰는데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참여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생산라인 가동이 차질을 빚었다. 노란봉투법 입법은 불난 파업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다.



이뿐인가. 쌀값 하락 때 정부 매입을 의무화한 양곡관리법, 1인당 민생지원금 지급법안 등도 이달 내 국회처리를 강행할 태세다. 돈 풀기 포퓰리즘 법안은 시장과 경제를 망가트리고 나라 곳간도 거덜 낼 게 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어제 ‘2024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급속한 고령화와 세수 부족 등을 언급하며 재정압박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단체 ‘좋은규제시민포럼’에 따르면 민주당이 장악한 22대 국회에서 개원 이후 한 달간 286개 규제법안이 발의됐는데 기업을 옥죄거나 신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수두룩하다.

이 전 대표는 “성장회복과 지속성장이 먹사니즘의 핵심”이라며 “기업과 국가가 혁신을 위해 2인 3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정작 민주당은 지속성장을 가로막고 사회갈등을 부추기는 각종 규제와 반기업·반시장법을 쏟아내고 있다. 말과 행동이 따로 논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오죽하면 먹사니즘 선언에 “그 말의 진정성을 믿을 국민은 별로 없을 것”, “국민 우롱도 유분수”(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라는 비판이 나올까. 이제라도 민주당은 국회 1당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