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韓·美 교류 공연 성료 “한국적인 것이 올드한 것 아냐 춤출 때보다 지켜보는 게 더 떨려”
“해외에서는 특히 자기만의 것이 필요해요. 어디에 내놓아도 사랑받는 한국적인 작품을 하는 것이 중요하죠.”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존 F 케네디 공연 예술센터 아이젠하워극장에서 한·미 문화 교류 특별공연으로 기획된 ‘국립발레단 갈라’를 마친 뒤, 이번 워싱턴 공연의 특징을 묻는 본지 질의에 한국적 창작 발레 작품을 무대에 올린 것을 먼저 꼽았다. 이날 공연에는 가야금 연주에 맞춰 세 명의 무용수가 섬세한 안무를 보이는 ‘계절;봄’, 국악 소리에 맞춰 격렬한 안무가 이어지는 ‘활’ 등의 작품이 펼쳐졌고, 연기가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강 단장은 이날 객석에서 공연을 지켜보다가 공연이 끝날 때 쯤 무대 뒤편으로 이동했다. 그는 “오늘 공연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우리가 정말 공들여서 만든 창작 작품들에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내놓는가였다”면서 “공연 반응이 좋았다는 것에 정말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강 단장은 “한국적인 것이 올드한 것이 아니다.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매년 직접 안무를 창작하고 선보이고 있다”면서 “해외 공연의 경우 어디에 내놓아도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 한국의 음악과 잘 어우러지는 안무들을 많이 선보이려고 하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고, 한국적인 것이 인기가 높다”면서 “한국 드라마, K팝처럼 K발레도 톱”이라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은 2015년부터 매년 무용수들이 직접 안무한 작품을 선보이는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통해 창작 발레를 무대에 올리고 있다. 계절;봄과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날 공연에는 미국 워싱턴발레단 소속 이은원,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서희도 무대에 올라 세계 최정상급 한국 발레를 선보였다.
강 단장은 이날 공연 뒤 연회에서 “무대를 지켜보는 것이 무대에서 춤을 출 때보다 더 떨린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 직접 춤을 출 때는 혼자만 생각하면 됐다면 이제는 모든 걸 책임지고 무용수들과 모든 과정을 같이 하면서 그들의 피와 땀, 노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긴장된다”면서 “발레단과 무용수들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말이 앞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