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폭이 5년 10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월에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완만하게 오를 거로 봤는데, 그때보다 조금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안정에 대한 고려가 커졌다”며 “가계부채 수준을 중장기적으로 낮춰가는 게 중요한 만큼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정부와 정책 공조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시장이 조금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한다든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융통화위원 모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총재의 말대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의 7월 2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0.10%→0.12%) 및 서울(0.20%→0.24%)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확대됐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16주째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0.24%라는 상승폭은 지난 2018년 9월 3주(0.26%) 이후 5년 10개월만의 가장 큰 폭이다.
특히 서울에서도 성동구(0.52%), 송파구(0.41%), 서초구(0.40%), 용산구(0.36%), 서대문구(0.35%), 마포구(0.35%), 강동구(0.32%)의 상승폭이 컸다.
인천에서는 중구(0.13%), 남동구(0.12%), 부평구(0.08%), 계양구(0.08%)의 상승폭이 컸다.
경기도에선 재개발 이슈가 있는 과천시(0.49%)가, 1기신도시 재정비사업 이슈가 있는 성남 분당구(0.31%)의 상승폭이 컸다.
부동산원은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지속되고 매도 희망 가격이 높아지면서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며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인근 단지에도 확대되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