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동점, 10회 역전 일궈낸 KIA 이범호 감독 “박찬호의 9회 2루타가 선수단을 일깨웠다”

“(박)찬호의 세리머니가 팀원들의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한 게 아닌가 싶다”

 

프로야구 LG와 KIA의 2024 KBO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11일 서울 잠실구장. 후반기 첫 3연전부터 1위 KIA와 2위 LG의 맞대결이 펼쳐져 관심을 모았던 이번 매치업은 9,10일 KIA가 모두 잡으며 선두 자리를 한층 더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경기는 KIA의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8회까지 0-2로 뒤져있던 KIA는 9회 선두타자였던 박찬호가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역전의 서막을 알렸다. 소크라테스의 땅볼로 만든 1사 3루에서 최원준의 적시타가 터져 나와 1-2로 추격했고,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단타 때 2루 도루 스타트를 끊은 1루 주자 김도영이 단숨에 3루를 돌아 홈을 밟으며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연장 10회 KIA는 3점을 내며 5-2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덕아웃에서 만난 KIA 이범호 감독은 전날 경기를 떠올리며 “야구를 하면서 쉽게 나올 수 없는 경기였다. 저희 선수들이 끝까지 이겨야겠다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9회에 (박)찬호가 2루타를 치고 나가서 격한 세리머니를 했는데, 이게 선수들을 좀 일깨운 면이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KIA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당시 2위였던 삼성을 만나 스윕을 달성했다. 후반기 첫 3연전에서도 2위 LG를 만나 2승을 선취하며 위닝 시리즈를 확보한 상황이다. 2위만 만나면 KIA의 경기력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삼성을 상대로는 3경기 모두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 감독은 “마음가짐이 경기를 이기게 할 순 없다. 그래도 선수들이 어떤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한다. 선수들이 상위권 팀들과 맞붙을 때면 조금 더 집중력이 발휘되는 것 같다”라면서 “선수들이 최대한 승차를 벌리자, 최대한 이기자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상위권 팀을 만나면 더 경기력이 좋아지는 아닌가 싶다. 앞으로는 상위권, 하위권 가리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정해영의 부상 이탈로 임시 마무리를 맡고 있는 전상현은 전날 9회부터 10회까지 2이닝 동안 32개의 투구수를 소화해 이날 등판은 다소 무리가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웬만하면 쉬게 해주려고 하는데, 본인이 세이브 상황이면 꼭 나가고 싶다고 얘기를 하더라. 이번 3연전 이전에 4~5일을 쉬었기 때문에 전날 30개 던진 것은 괜찮다고 하더라. 세이브 상황이 오면 오늘도 등판시킬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반기부터 이어져온 연승이 ‘5’까지 늘어난 KIA는 11일 경기 전까지 2위 그룹과 승차를 5.5경기 차이로 벌려놓은 상황이다. 이럼에도 이 감독은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저희가 잘 풀리는 시간이 있으면 또 안 풀리는 시간이 분명이 온다고 생각한다. 독주라고 생각하지 않고 매 경기에 집중을 할 것이다. 선수들도 최대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먹고 있는 것 같다. 여름이 넘어가는 시점에 조금 안정적인 시간대가 오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독주라는 생각은 안 갖고 경기에 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