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법상 ‘노인’으로 분류되는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건 전통적 관점으로 보면 일할 사람은 줄고 부양 대상은 늘었다는 의미이다. 인구 고령화는 연금 문제, 노동력 부족 등 사회 갈등을 야기한다.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고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커진 만큼, 노인의 기준을 재정립하고, 정년 연장 등 사회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1000만62명으로, 전체 주민등록인구 5126만9012명의 19.51%를 차지했다.
정부가 3월에 발표한 ‘어르신 1000만 시대,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대책’ 자료에 따르면 노인 인구 증가로 진료비 상승 등 사회·경제적 비용은 급증할 전망이다. 올해 85세 이상 인구가 102만명이고, 독거노인과 치매노인도 각각 199만명과 100만명으로 노인 돌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0년 83.5세였던 기대수명이 2050년 88.6세를 거쳐 2070년엔 90.9세로 증가하면서 치료와 요양, 치매관리 등 복합적 서비스 수요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고령 노동 증가에 따른 사고 대책도 필요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보상이 승인된 재해 사망자 2016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1051명(52.1%)으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늘었기 때문인데, 전체 취업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2013년 12.9%에서 지난해 21.9%로 증가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고령 취업자들의 산업재해 및 사망 만인율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고령화를 단순히 경제적 관점이 아닌 새로운 체제 전환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세대 및 지역 간 양극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청년 인구가 줄면 수도권 쏠림이 더 심해져 지역 격차가 커질 것”이라며 “산업 분야도 혁신성이 떨어지는 외식업, 숙박업, 돌봄업종 등 일자리 질이 나빠져 소득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노인 복지가 필요 이상 강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어떤 원칙으로 고령화에 대응할지 원칙을 먼저 세우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